옥태훈(27)은 국내 최다 홀인원(5개), 9홀 최저타(9언더파 27타) 기록을 갖고 있는 몰아치기의 달인이다. 하지만 번번이 대회 초 선두로 나섰다가 마지막 날 미끄러졌다. ‘도깨비 골퍼’란 별명이 따라붙던 그가 마침내 68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에서 투어 데뷔 8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올랐다. “숙소에서 골프장으로 가기 전 거울을 보면서 ‘할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옥태훈은 22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1·714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를 몰아쳐 9언더파 62타를 적어냈다. 샷 이글, 칩인 버디 등 페어웨이 적중률 92.8%, 퍼트 수 24개의 신들린 듯한 경기력이었다.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옥태훈은 2위 김민규(17언더파)를 3타 차이로 제치고 K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했다.
2018년 데뷔 후 125개 대회 만에, 데뷔 이전 출전 대회까지 더하면 131번째 대회 만에 이룬 우승이다. 올해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등 준우승 3번을 했다.
2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옥태훈은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승부를 뒤집었다. 2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은 옥태훈은 3번 홀(파5)에서 66m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에 안착한 후 절묘한 백스핀이 걸리면서 이글로 연결돼 기세를 올렸다. 6번 홀(파3)에서는 홀까지 6m를 남겨놓고 그린 주변 러프에서 친 칩샷을 버디로 연결한 것을 시작으로 4개 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전반 9개 홀을 29타로 마친 옥태훈은 13번(파5), 14번(파4) 홀 연속 버디로 2위권과 격차를 4타로 벌려 승기를 굳혔다.
우승 상금 3억2000만원을 받은 옥태훈은 시즌 상금 6억1945만원을 쌓았고,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을 추가해 3940점으로 모두 선두에 나섰다. 5년간 KPGA투어 시드와 KPGA선수권 평생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멋지게 키워주신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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