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결혼한 문도엽 아내는 “결혼 후 남편이 골프 더 잘 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매일 직접 밥을 해줬다. 30대 들어 성적이 주춤하던 문도엽은 베트남 동계 훈련 기간 스윙을 바꾸는 모험을 결심하면서 아내 응원에 보답하려 했다. 그 정성이었을까. ‘새신랑’ 문도엽(33)이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정상에 올랐다.
문도엽은 4일 경기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705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8타를 줄여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2위 그룹 재즈 쩬와타나논(태국)과 김백준, 이정환(7언더파)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억원. 문도엽은 2022년 9월 한국프로골프(PGA) 투어 DGB금융그룹 오픈 이후 2년 8개월 만에 통산 4승을 달성했다. 문도엽 우승으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국내 선수 우승 기록은 2005년 최상호 이후 21년 연속으로 늘었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에는 KPGA 투어 상위 65명, 아시안 투어 상위 50명을 포함해 144명이 출전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21위였던 문도엽은 오전 10시 1분 출발한 챔피언 조보다 8조 앞선 오전 8시 33분 출발했다. 그리고 다른 선수와 다른 코스에서 경기하듯 신들린 버디 쇼를 펼쳤다. 1번 홀(파4)에서 4.5m 버디 퍼트에 성공한 그는 8번 홀(파4) 버디, 11~14번 홀 4연속 버디에 이어 13번 홀(파4) 8.5m 버디 퍼트로 백미를 보였다. 문도엽은 파5 홀을 파4 홀로 줄여 ‘마의 홀’로 꼽히는 승부처 16번 홀(파4)에서 홀까지 13m를 남겨 놓고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들어가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18번 홀(파4) 2.4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먼저 마쳤다. 문도엽의 이 대회 최고 성적은 2020년 공동 4위였다. 지난해를 포함해 7차례나 컷 탈락했을 정도로 티샷 정확성과 빠른 그린 적응이 중요한 남서울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3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쩬와타나논과 김백준이 나란히 1타를 잃으며 이날 2타를 줄인 이정환과 공동 2위(7언더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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