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이 다시 정상에 섰다. 신지애(37)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을 석권했다. JLPGA투어 통산 29승째다. 입회 전 2승을 포함하면 31승이다.
11일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클럽 이스트코스(파72·6675야드)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신지애는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 후지타 사이키(40·일본)와 연장에 돌입했다. 신지애는 연장 첫 홀인 18번 홀(파5)에서 홀까지 76야드를 남겨 놓고 54도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을 홀 30cm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아채 우승을 확정했다. 2023년 6월 어스 몬다민컵 이후 약 2년 만에 거둔 JLPGA 투어 우승이다. 우승 상금 2400만엔(약 2억3000만원)을 받아 J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통산 상금 14억엔도 돌파했다. 14억715만8071엔(약 135억원)이다.
후지타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이날 3타를 잃고 신지애와 연장에 들어갔다. 연장전에서 결국 신지애에게 진 다음 움직이지 못해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그는 2라운드부터 고열에 시달리면서 경기를 기어이 마쳤다. 치료를 받은 뒤 돌아와 “열사병 증세였다. 소동을 일으켜 죄송하다. 기권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신지애를 포옹하며 축하했다. 신지애는 “몸이 아픈데도 포기하지 않는 후지타를 보며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민영이 4위(5언더파), 전미정은 5위(4언더파), 박현경이 공동 8위(2언더파) 등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이효송은 공동 29위(3오버파)로 마쳤다.
신지애는 “오늘은 어머니의 날(일본)이라 더 열심히 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축하 인사를 드린다. 프로 골퍼가 된 지 20주년이다. 매년 많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애 우승은 이 대회가 메이저로 승격한 2008년 이후 최고령 우승(37세 13일)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선 아마추어 이효송(17)이 정상에 올랐고, 올해는 신지애다. 스무 살 차이 선후배가 나란히 쾌거를 이었다.
신지애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살롱파스컵을 다시 품에 안았다. JLPGA 메이저 대회 5승째. JLPGA 커리어 그랜드슬램에는 하나 남았다. 일본여자오픈이다. 그는 “현역으로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JLPGA 투어 영구 시드 조건인 30승에 1승만 남겼다.
신지애는 JLPGA 투어 31승 외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1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1승,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 6승, 호주투어 5승, 지금은 없어진 레이디스 아시안투어 1승 등을 기록했다. 공동 주관 대회 등을 제외한 순수 우승 횟수가 66승에 이른다. 우승은 지난해 12월 호주여자오픈에 이어 5개월 만이다.
세계 여자 골프계에서 신지애보다 각종 대회 우승 횟수가 더 많은 선수는 캐시 휘트워스(미국·98승),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93승) 등 6명뿐이다. 한국 선수로선 구옥희(44승)나 박세리(39승)를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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