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1승에 빛나는 이정민 (33)은 실력 못지않게 좋은 사람 됨됨이로 동료와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다.
박현경(25)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정민 언니를 잘 알기 전에도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들었다.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함께 해보니 정말 그렇다는 걸 알게 됐다. 연습 라운드를 하다 보면나이 어린선수들에게 볼을 주워줄 때가있다. 그럴때마다 꼭 두손으로 공손하게 건네 준다. 사람에 대한 예의가 남다른 것 같다.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안송이(35)는 “정민이에게 우리는 나이도 먹고 그랬으니 동계 훈련에 함께 가서 정말 열심히 해보자고 권했다. 그런데 정말 조금도 안쉰다. 정민이 눈치를 보느라 쉴수가 없다. 원리원칙대로 훈련해서 ‘이조교님’이라고 부른다”며웃 었다. 실제 그에게는 ‘필드의 철학자’ ‘대인배’라는, 골프 선수에게는 흔하지 않은 애칭이 따라다닌다.
골프실력으로는‘아이언퀸’이라는 또 다른 별명이 있을 정도다. 늘 홀을 향해 파고드는 아이언 샷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이정민은 18세이던 2010년 KLPGA 데뷔 첫해에 두산 매 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세상을 깜 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2024년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챔피언십에서 최소타 타이기록(23언더파 265타)을 세우며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이자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스윙을 하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장타 능력을 지녔다. 한때 남자 프로들도 다루기 버거워 하는 2번 아이언으로 짧은 파4홀에서 티샷하거나 파 홀에서 220~230야드를 남겨 놓고 투온을 할 정도로 스윙 스피드가 뛰어나고 공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좋다. 지금은 그도 2·3 번 아이언은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남과 경쟁하거나 우승을 목표로 삼지 않고 자기완 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는 독특한 승부사다. 이정민의 말이다.“내 목표는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고, 단 한번도 그런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없다. 내가하고자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항상 목표이고 더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했 다. “다른 사람이 몇 승을 했다든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다든가하는건 신경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자 골프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의 골프 철학을 좋아한다. 셰플러는 “만약 오늘이 나의날이면, 그냥 나의 날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82타를 치면 그것 또한 신의 뜻이다. 나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나 자신이 곧 골프점수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올해로 KLPGA 투어 16년째를 맞은 이정민에게 목표와 계획을 물었다. 그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오늘을 충실히 살고 다음주에 어떤 훈련을 할지 생각한다”고 했다. 은퇴 시점은? “원하는 샷을 구사할 수 없을때가 올텐데 그때 선수 생활을정리할 것이다. 그러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를 잘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정민은 골프에 관한 것은 항상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 한다. 왼손잡이인 그는 자신의 백스윙과 다운스윙에 대해 늘 의문을 품고 있고, 지금까지도 좀 더 좋은 스윙을 추구한다. 이시우 코치는 “어드레스 자세와 하체의 안정된 움직임은 이미 최고 수준이다. 임팩트 구간에서 좀더 머리를유 연하게 목표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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