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우즈’라 불리는 루드비그 오베리(27·스웨덴)가 마지막 날 6타를 줄이며 한국의 현대차그룹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후원하고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네 받은 오베리는 “나 역시 우즈를 동경하며 골퍼의 꿈을 키웠다”며 “우즈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특별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오베리는 17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776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오베리는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8언더파 68타를 친 매버릭 맥닐리(미국)를 1타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3위였던 오베리는 후반 13~15번 홀 3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데에 이어 마지막 18번 홀(파5)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베리는 2023년 11월 RSM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거둔 이후 15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58억원)와 부상 GV70 자동차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캘리포니아 지역 산불 피해로 당초 대회장이었던 리비에라 컨트리 클럽에서 장소를 옮겨 토리파인스에서 치렀다. 이번 대회 슬로건도 ‘캘리포니아여 일어서라(캘리포니아 라이즈)’고 정했다.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 버디와 이글에 각 300달러, 홀인원에 1만달러씩 적립해 약 28만 달러의 구호 기금을 마련했고, 750만달러 상당의 차량을 구호기관에 제공했다.
오베리는 3라운드 3번 홀(파3·140야드)에서 피칭 웨지로 홀인원을 잡는 등 이글 2개(홀인원 1개), 버디 19개를 기록하며 모금에 큰 역할을 했다. 프로 데뷔 첫 홀인원을 한 오베리는 PGA투어가 공식 통계를 시작한 1983년 이후 토리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에서 홀인원을 성공하고 우승한 첫 선수가 됐다. 앞서 홀인원을 한 13명은 우승하지 못했다.
오베리는 미국 텍사스공대를 다니며 아마추어 무대를 군림하던 세계 1위였다. 미국 대학 랭킹 1위 선수에게 PGA 투어 시드가 주어지는 첫 수혜자가 됐다. 오베리는 프로 데뷔 후 참가한 11차례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포함해 4차례 톱10에 오르며 ‘스웨덴의 우즈’란 찬사를 받았다. 프로 데뷔 3개월 만인 2023년 9월 말에는 베테랑들도 나가기 어려운 미국과 유럽 남자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에 출전해 강한 멘털과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유럽팀의 승리에 기여하며 스타 선수로 자리 잡았다. 당시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과 팀을 이룬 오베리는 스코티 셰플러-브룩스 켑카(미국) 조를 대회 역사상 최다 홀 차인 9홀 차로 제압하며 유럽의 우승에 일조했다.
191cm, 86kg 체격에 교본을 보는 듯한 스윙.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망설임 없이 속사포처럼 샷을 날린다. 가볍게 툭 치는 것 같은데 드라이버는 320야드를 넘나들고 아이언 샷의 정확성도 최고 수준이다. 퍼팅도 손색이 없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이날 6언더파 66타를 쳐 전날 공동 8위에서 3위(8언더파 280타)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공동 13위(4언더파 284타),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공동 17위(3언더파 285타)였다.
김시우가 공동 24위(2언더파), 김주형이 공동 44위(3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