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라운드를 할 때만 해도 사람이 없어 파리 날릴 것 같던 골프 경기에서 흥행 대박이 터졌다. AP통신은 “대회 첫날 낮 12가 되자 약 2만명에 가까운 갤러리가 입장했다”며 “갤러리가 들고 온 국기가 휘날렸고 온갖 언어로 환호성이 울렸다”고 전했다. 올림픽 골프를 주관하는 국제골프연맹(IGF)은 3만 장의 티켓이 동났다고 밝혔다
1일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시오날(파71)에서 막을 올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부 골프 경기 1라운드. 개최국 프랑스 출신인 마티외 파봉이 첫 티샷을 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받은 파봉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미친 순간이었다. 모든 샷, 모든 퍼트를 고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해서 힘들었다”며 “첫 티샷은 당연히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김주형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손을 잡으며 응원하고 있다. /마이클 펠프스 X(옛 트위터)
대회장인 르 골프 나시오날은 파리 에펠탑을 기준으로 남서쪽 약 29km에 있다. 파리에서 승용차로 약 45분 떨어져 있고 지하철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2020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 첫 경기를 치렀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아일랜드 대표로 출전)는 “당시 도쿄는 유령 도시였다. 올림픽 골프에서 처음 경험하는 팬들의 열기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활기찼고 멋졌다”고 밝혔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경기 전만 해도 올림픽 골프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며 “연습 라운드 관중이 거의 없었고 다른 종목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 같은 우려는 선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티잉 구역부터 페어웨이, 그린까지 에워싸면서 사라졌다.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1일(현지시각) 프랑스 기앵쿠르의 르 골프 내셔널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개인 스트로크 플레이 골프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18번 그린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날 가장 눈에 띈 갤러리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였다. 펠프스는 2004 아테네올림픽 수영 6관왕을 시작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 23개를 땄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개인 최다 금메달 기록이다. 올림픽 홍보 대사인 펠프스는 특히 한국 대표로 나선 김주형과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들은 2023년 피닉스 오픈 때 함께 프로암라운드를 하며 가까워졌다. 펠프스는 “올림픽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뜨거운 열기를 지녔고 우리가 여기서 느끼는 감정”이라며 “4년 뒤에 열리는 LA 올림픽도 기대하라”고 했다. 펠프스는 아내 니콜과 막내 니코(7개월)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았다. 핸디캡 6의 수준급 골퍼인 펠프스는 휴대전화로 주요 선수들의 20개의 티 샷과 칩 샷 등을 촬영했다. 펠프스는 “스크래치 골퍼(이븐파 수준의 골퍼)가 목표인데 할 일이 많다”며 “집에 돌아가 선수들의 샷 장면을 프레임별로 세분화해 그들이 어떻게 스윙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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