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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가 22일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하는 모습.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이 코스는 매 홀, 매 샷이 극한의 테스트라서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라운드를 마치고 나면 몸이 힘들다기보다 머리가 더 아프다.”

2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컨트리클럽(파71·7326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대한골프협회·아시안투어 공동 주관) 1라운드를 마친 베테랑 박상현(40)은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스코어(1오버파 72타·공동 31위)를 의식한듯 “첫날 1오버파면 얼마든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스코어”라며 “합계 4언더파 안팎에서 우승이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올해 한국오픈 우승자는 국내 골프 대회 최다인 상금 5억원을 받는다. 우승과 준우승 선수(출전권이 있는 경우에는 다음 순위)에게는 메이저대회인 디오픈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날 우정힐스 코스 세팅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박상현의 ‘역주행 샷’이었다.

박상현은 6번홀(파4)에서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지자 그린 쪽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공을 쳐 냈다. 그린 쪽으로 공을 쳤다가는 충분히 거리를 보내지 못해 더 깊은 러프에 빠질까 걱정한 것. 박상현이 샌드웨지로 친 공은 겨우 10m 떨어진 페어웨이에 올랐지만 세 번째 샷을 홀에 붙여 파를 지켰다.

국내 최고의 장타자인 정찬민(24)은 티샷이 여러 차례 러프에 빠져 공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오픈 개최 스무 번째를 맞은 우정힐스는 올해 페어웨이를 개미허리처럼 좁히고 깊은 러프 지옥을 만들었다. 페어웨이 폭이 좁은 곳은 8m 안팎(평균 10~25m)이었다. 러프 길이는 페어웨이에서 가까운 A 컷은 85㎜, B 컷은 100㎜ 이상, 그 바깥은 발목이 푹푹 잠길 정도로 러프를 200㎜ 이상 깊게 길렀다.

장이근이 2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5번홀(파5) 깊은 러프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손석규 골프전문 사진가

대회 코스 위원장인 이정윤 우정힐스컨트리클럽 대표는 “선수들의 비거리와 기량이 늘고 있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다운 우승자가 나올 수 있도록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매년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3년 문을 연 우정힐스는 대한골프협회장을 역임한 고(故) 이동찬 코오롱 전 회장 뜻에 따라 연습장과 갤러리 스타디움 등을 갖춘 국내 첫 토너먼트 코스로 지어져 2003년부터 한국오픈을 열고 있다. PGA투어의 장타자 존 댈리(57·미국)가 그해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 양용은(51), 비제이 싱(60·피지), 배상문(37), 이경훈(32) 등 걸출한 우승자들이 나왔다. 2020년 대회는 코로나로 취소됐다.

1라운드에선 재미교포 한승수(37)가 5언더파 66타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언 스나이먼(28·남아공)이 2위(3언더파)로, 지난해 대회 우승자 김민규(22)가 공동 3위(2언더파)로 출발했다. 지난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양지호(34)는 박상현과 나란히 공동 31위(1오버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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