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의 올댓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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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마스터스 챔피언스 디너 광경. 아랫줄 왼쪽 세번째가 올해 챔피언스 디너의 호스트인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

2019년 마스터스 챔피언스 디너가 본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열린 가운데 2018년 우승자인 패트릭 리드(맨 아래에서 왼쪽 세 번째)와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진짜 나이프와 포크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게 좋을 것.” (닉 팔도) “오랜 친구끼리 만나는 자리. 골프는 골프일 뿐이다.”(필 미켈슨)


‘꿈의 무대’라 불리는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미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가 6일 개막을 앞두고 이상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PGA투어 대(對) LIV 골프’라는 양보 없는 대치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마스터스는 89명이 참가한다. 그중 LIV 골프에서 뛰는 18명이 참가하는데 그 중에는 마스터스 역대 우승자 6명이 포함되어 있다. 그린 재킷을 3번 걸친 미켈슨(2004·2006·2010년 우승)을 비롯해 버바 왓슨(2012·2014), 더스틴 존슨(2020), 패트릭 리드(2018·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2017·스페인), 샬 슈워츨(2011·남아공) 등이 마스터스 우승 경험을 지닌 LIV 골프 선수들이다.


PGA투어는 LIV 골프로 넘어간 선수들을 영구 제명하고 출전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4대 메이저 대회는 PGA투어가 주관하는 대회가 아닌 만큼 자체 판단에 따라 선수들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 마스터스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주관한다.


개막 전 미 언론 관심은 마스터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역대 우승자들이 참가하는 챔피언스 디너로 쏠린다. 각자 마스터스 챔피언 상징인 그린 재킷을 입고 모여 함께 저녁을 먹는 이 행사는 1952년 벤 호건(미국) 제안으로 시작해 전년도 우승자가 메뉴를 선정해 한턱 내는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지난해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텍사스 갈비와 생선 요리를 낼 예정이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가 지난해 6월 출범되자 선수들은 PGA 파와 LIV 파로 갈려 점점 서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PGA 투어 선수를 대표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 1월 DP월드투어에서 리드가 악수하자며 내민 손을 외면했고, 리드는 매킬로이의 뒤에 티를 던져 ‘티 게이트’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근 브라이슨 디섐보는 “LIV로 이적한 이후 멘토였던 타이거 우즈가 연락을 끊어버렸다”고 털어놓았다.


미켈슨은 이번 디너를 놓고 “오랜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켈슨은 지난해 LIV 골프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PGA 투어의 탐욕이 역겹다”는 등 부적절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스터스에 참가하지 못했다. 왓슨은 “올해 만찬을 주재하는 셰플러가 LIV 선수들을 별도 테이블에 앉히거나 창문 밖에 앉혀도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스터스 3회 우승자이자 올해 방송 해설을 맡은 닉 팔도(잉글랜드)는 “그들은 돈을 받고 골프의 가치를 배반한 사람들”이라며 불편한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우즈도 “어떤 자리가 될지 두고보자”는 태도다.


3라운드 54홀 방식으로 대회를 치르는 LIV 골프는 세계 랭킹 포인트를 전혀 받지 못해 선수들 세계 랭킹이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세계 랭킹이 주요 참가 조건인 메이저 대회 출전이 점점 더 어려울 수 있다. PGA 강경파는 “LIV 골프는 진짜 골프가 아닌 보너스를 받고 쇼를 하는 곳”이라는 낙인을 찍어 놓았다. 올랜도에서 만난 LIV 골프 선수들은 이번 마스터스를 벼르고 있었다. 지난해 디오픈에서 우승하고 LIV로 떠난 세계 5위 캐머런 스미스(호주)를 비롯해 PGA투어 시절 8승 중 4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 메이저 2승을 포함해 PGA투어에서 24승을 거두었던 존슨 등은 여전한 실력을 보이고 있다. 스미스는 “팬들이 원하는 최고 실력을 보이고 싶다”고 했고 다른 선수들도 비슷했다. 하지만 이번 마스터스가 LIV 골프의 진가를 증명할 절호의 무대라는 모습이다. 골프 명인들 묘기 열전인 마스터스가 PGA와 LIV의 자존심 대결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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