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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리가 2023시즌 LIV 골프 시리즈 2차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Zachary BonDurant-USA TODAY Sports 연합뉴스


“돈보다 제가 다시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할 수 있어 좋았죠. 앞으로 더 자주 우승하고 싶고 그중 한국 오픈도 꼭 정상에 서고 싶어요.”


지난 주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 카운티 내셔널에서 열린 LIV 골프 올 시즌 3차 대회(총상금 2500만달러)에서 만난 뉴질랜드 교포 선수 대니 리(33)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잭팟을 터뜨렸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LIV 골프시리즈로 이적한 대니 리는 지난 20일 올 시즌 2차 대회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인전 우승(400만달러)과 단체전 3등을 합해 모두 412만5000달러(약 54억원) 상금을 거머쥐었다. 2015년 7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7년 8개월 만의 우승이었다.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썼을까? 대니 리는 “저희 팀 선수들에게 저녁 한턱냈고, 친한 친구인 존 허(재미교포 골퍼) 결혼식에서 좋은 자리를 만들었죠. 그러면 충분해요”라고 했다. 같은 뉴질랜드 교포인 여자 골프 세계 1위 리디아 고(26)와 잘 아느냐고 물었다. 대니 리는 “제가 미국 PGA투어로 떠난 이후에 리디아가 뉴질랜드에서 활약하기 시작해서 만난 적은 없지만, 뉴질랜드 언론으로부터 어떻게 한국 혈통을 지닌 선수들이 그렇게 골프를 잘하느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은 있어요”라고 했다. 뉴질랜드에서 대니 리는 ‘제2의 타이거 우즈’였다. 2008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가 갖고 있던 18세 7개월의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18세 1개월로 경신했다. 2009년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조니 워커 클래식에서 유럽 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마 세계 1위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티칭 프로인 어머니에게 어려서 골프를 배웠고, 한국에서 주니어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내다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민했는데, 이른바 ‘골프 환경’이 참 좋았다고 한다. 그는 “골프가 마음먹은 대로 잘되던 행복한 시기였다”고 했다.


미 PGA투어는 LIV 골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이라며 여전히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LIV 골프에는 엄청난 계약금을 받고 간 스타 선수도 많지만, TV 시청률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에선 정상급 선수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은 일반 대회와 비교해도 TV 시청률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하지만 대니 리는 “출범 2년째인 투어가 그 정도 시청률이면 나쁜 게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며 “4월 21~23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리는 4차전에는 벌써 하루 2만명씩 6만장의 티켓이 모두 팔려서 추가로 표를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다시 찾은 골프의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PGA투어에서 11시즌 동안 대개 30개 안팎의 대회에 참가했고 부상이 있어도 참고 뛰려고 했죠. 그러다 허리와 등, 손목을 심하게 다쳤어요. 한번은 PGA투어 대회 도중 디스크가 파열된 적이 있는데 조금만 더 찢어졌다면 골프를 다시 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LIV 골프는 개인전과 별도로 단체전 성적을 매겨 3등까지 상금을 준다. 대니 리는 재미 교포인 케빈 나와 김시환, 짐바브웨의 스콧 빈센트 등과 한 팀이다. 대니 리는 “‘우리 팀을 위해 뛰어달라’는 케빈 형(케빈 나)의 권유로 LIV 골프에 합류했는데 골프가 다시 즐거워졌어요”라고 했다. 그는 “개인전만 할 때는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포기할 때도 있었지만, 팀을 위해서는 한 타도 놓칠 수 없죠”라며 “우리 팀이 가장 먼저 골프장에 도착해 가장 늦게까지 연습해요”라고 했다. 그는 “어려서 한국오픈에서 우승해야 진짜 최고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꿈은 꼭 이루고 싶어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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