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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위민스 PGA챔피언십서 266타 최소타로 첫 메이저 우승


/AP 연합뉴스 김세영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홀 그린으로 향하면서 퍼터를 들어 올리고 있다.

“나 자신을 극복했다. 첫 메이저 우승이 너무나 기쁘고 감동적이다.”

경기 내내 침착한 표정으로 경기를 풀어갔던 김세영(27)은 시상식에서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평소의 꾸밈 없는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미 LPGA 데뷔 초기 서툰 영어로도 주눅 들지 않고 인터뷰를 해 ‘김세영의 된장 영어’ 혹은 ‘철판 영어’로 불렸던 영어 솜씨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이날 그가 넘어선 상대는 다름 아닌 그 자신이었다. 그동안 워낙 극적인 승부가 많아 ‘빨간 바지의 마법사’ ‘역전의 여왕’ 등으로 불렸지만, 무모한 샷에는 가혹한 응징을 하는 메이저 대회에서는 제 풀에 쓰러지고 말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 12일 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이 마침내 차지하게 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앞에 두고 활짝 웃고 있다. /AFP 연합뉴스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에서 막을 내린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김세영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뽑아내며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 2위 박인비를 5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5타를 줄이며 추격했던 박인비는 “세영이는 정말 ‘언터처블’이었다. 메이저 우승자다운 경기력”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세영의 4라운드 성적인 63타는 이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 합계 266타는 1992년 베치 킹(267타)의 기록을 넘어선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이다.

김세영은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11개월 만에 통산 11승째를 올렸다. 이제 자신에게 따라 붙던 ‘메이저를 우승하지 못한 가장 뛰어난 선수’란 꼬리표도 떼버렸다.

메이저 타이틀도 꿰찬 ‘빨간 바지의 마법사’

우승 상금 64만5000달러(약 7억4000만원)를 받은 김세영은 시즌 상금 90만8219달러로 박인비(106만6520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박인비(90점)가 1위, 김세영(76점)이 2위다.

숙소로 돌아온 김세영과 전화 연결이 되자, 그는 “오늘은 22년 전부터 꿈꾸어 온 날”이라며 “너무 좋아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했다.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 골프를 시작했다는 이야기였다.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선 내가 평소 하던 것과 정반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나섰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메이저에만 나가면 너무나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에 핀을 향해 곧장 달려들었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가 아니라 빨간 망토에 흥분한 투우처럼 경기했던 것 같다”고 했다.

/USA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김세영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430만달러)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 공략법은 박인비 언니에게 배운 것”이라고 했다. 박인비는 수비 골프를, 김세영은 공격 골프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참고 기다리다 그린에서 퍼팅으로 승부를 끝내는 박인비야말로 메이저에서는 가장 무시무시한 공격 골프라는 걸 점차 깨달았다는 것이다. 대회 전 연습 라운드를 함께 한 제니퍼 송의 조언은 ‘족집게 과외’가 됐다. “그린이 굉장히 크고 경사가 심하니 롱퍼팅을 잘해야 한다” “그린 주변 깊은 러프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는 방법을 익혀야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해 집중 연습을 했다고 한다.

김세영은 대회가 끝나고 캐디 폴 푸스코(52)에게 칭찬을 들었는데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푸스코는 비제이 싱과 최경주, 최나연의 백을 멨던 베테랑 캐디다. 김세영과는 2014년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를 앞두고 퀄리파잉 스쿨 때 인연을 맺어 7시즌을 함께하고 있다. “세영! 이제는 네가 승부를 컨트롤할 줄 아는 진정한 게임의 주인이 됐어.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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