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김세영 등 스타 총출동
AP 등 국내외 90여개 매체 취재
꼴찌에게도 상금 624만원 줘
14일 막을 올리는 KLPGA챔피언십을 하루 앞두고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 들어서자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 제42회 KLPGA챔피언십'이라고 적힌 대회 현수막이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손님을 맞았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에서 주요 골프대회가 열리는 것은 지난 3월 미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1라운드 후 취소)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대회 주최 측은 무관중으로 치러지지만 여러 방식을 동원해 코로나 방역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박성현은 "골프장에 들어오면서 가슴이 떨렸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에서 가장 먼저 대회가 열려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박성현이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이후 무려 6개월 만이다. 박성현은 "한 팬으로부터 굉장히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이었는데 대회가 재개된다니 답답함이 뻥 뚫렸다는 말을 들었다"며 "경기 감각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지만 국민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국민, 스포츠팬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전하겠다는 마음은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한국투어에 출전한다는 김세영은 "무관중이라 아쉽지만, 좋은 모습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정은도 "코로나로 국민이 많이 지쳐 있는 것 같은데, 선수들 보고 힘을 냈으면 한다.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최혜진(21)은 "의도하지 않게 긴 공백기가 생겼지만, 덕분에 훈련도 많이 했다"며 "올해 다시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왕 조아연(20)은 "최하위 선수까지 상금을 주는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 농담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계신 분들이 저희 경기를 보고 답답한 마음을 푸시면 좋을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협회 기금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KLPGA투어 사상 역대 최다인 총상금 30억원(우승 2억2000만원)을 걸고 150명이 출전한다. 선수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컷 탈락을 없애고 꼴찌 선수에게도 약 624만원을 주기로 했다.
출전 라인업도 화려하다. '여자 골프의 왕국'답게 박성현(세계 3위), 김세영(6위), 이정은(10위) 등 세계 10위 이내 선수가 세 명이나 뛴다.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지난해 챔피언 최혜진을 비롯해 장하나, 이다연, 조아연도 나선다. 박성현과 최혜진은 지난해 KLPGA투어에서 2승, 2020시즌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다연(23)과 14일 낮 12시20분에 한 조로 출발한다.
'코로나 시대의 첫 주요 투어 경기'여서인지 해외 관심도 뜨겁다. AP와 AFP, 로이터 등 세계 주요 통신사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홈페이지, 프랑스 SIPA프레스, 일본 후지TV, 일본골프다이제스트 등 역대 최다인 국내외 90여 매체가 취재 경쟁을 벌인다. KLPGA투어 주관 방송사인 SBS골프는 이날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동남아 등에 대회가 생중계된다"며 "해외 관심이 뜨거워 영어 방송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SBS골프는 1~2라운드가 열리는 14, 15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각 아홉 시간을 생중계한다. 또 16일 3라운드는 11시~17시, 17일 최종 라운드는 10시~16시 생방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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