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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프투어 14승의 강호
"올 시즌 쓸 새 클럽 받았지만 감염 우려로 웨이트도 못해… 마음만 분주, 훈련효과 안나"

"이렇게 어수선하고 막막한 봄은 처음이에요."

김경태(왼쪽)가 23일 수원CC에 있는 용품 후원사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쓴 채 올 시즌 사용할 새 클럽을 잡아보는 모습. /김경태 프로 제공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14승을 거둔 김경태(34·신한금융)는 23일 수원CC에 있는 용품 후원사 사무실에서 올 시즌 사용할 새 클럽을 받았다. 김경태와 클럽 담당 직원은 마스크를 쓰고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김경태는 "새 클럽을 받으면 언제나 마음이 들뜨곤 했는데 올해는 언제 이 클럽을 대회에서 사용할지 알 수 없으니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일본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남자 프로골프는 4월 16일 나고야에서 열리는 도켄 홈메이트컵으로 일본 본토에서의 시즌을 시작한다. 2016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경태는 "매 시즌 첫 단추를 잘 끼우자는 마음으로 나서는 대회였다"고 했다. 예년 같으면 대회 개막 1주일 전 일본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대회 개최가 힘들 것이란 전망이 강한데도 아직 대회 취소나 연기에 대한 결정이 없어 답답한 마음을 부채질한다. 일본 선수들 사이에서 첫 대회는 힘들고 두 번째 대회도 어떨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돈다는 것만 들려올 뿐이다. 일본투어에 내분이 생겼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나왔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 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정되지 않으면 4월부터는 아예 일본이 입국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본 1·2부 투어에서 30여명의 한국 선수들이 뛰는데, 대부분 현재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김경태의 하루는 작년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지난해 이맘때쯤이면 오전 8시 반에 골프장으로 나가 샷 연습, 라운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오후 대여섯 시가 돼야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감염 우려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못하니 오후 3시쯤이면 집에 들어오게 된다. 집에 있는 실내 자전거와 바벨을 이용해 땀을 흘려보려고 하지만 집에서는 아무래도 100%를 쏟아붓기 힘들다고 한다. 유치원이 문을 닫아 여섯 살 아들과 네 살 딸도 답답해한다. 아빠만 보이면 달려들어 같이 놀자고 한다.

김경태는 "감이라도 유지하자는 마음으로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정리돼야 탄력이 붙을 텐데 마음만 분주하다"고 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 김경태는 등부상과 퍼팅 입스(yips·샷 실패 불안 증세)로 인한 3년 6개월의 슬럼프를 이겨내고 우승했다.

하와이 동계 훈련도 충실하게 마쳐 올 시즌을 기대하던 상황이었다. 김경태는 "너무 조급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멘털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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