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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비와 남편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프로. photo 박태성 사진작가

한국의 여자 골프선수들과 그 가족들에게 ‘결혼은 골프의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을 심어준 사람이 있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0승을 거둔 박인비(32)의 남편 남기협(39)씨다. 이들은 2014년 결혼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 출신인 남 프로가 스윙코치를 맡고 있고 투어생활도 함께한다. 동료 골퍼들의 부러움은 대단하다. 무던하고 허투루 말하지 않는 성격인 남 프로는 한국 선수들과 한국계 선수들의 ‘오빠’가 됐다. 결혼 이후 펄펄 나는 박희영(33), 허미정(31)은 “박인비 부부를 보고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동료, 가족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두 사람 인연을 압축하면 이렇다. 미국에서 골프 유학을 하던 박인비는 고교 3학년 때 LA 아카데미에서 코치로 와 있던 남기협씨를 처음 알게 돼 슬럼프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후 4년 가까이 슬럼프에 빠졌다. 2011년 8월 약혼한 두 사람이 투어생활을 함께한 지 1년 만인 2012년,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박인비가 다시 우승했다. 그리고 LPGA투어 명예의전당 입성, 골든 슬램(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 등 골프선수로서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뤘다.
 
   예전에 박인비에게 남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진심 99%, 농담 1%로 “구세주(救世主)”라는 대답을 했다. 지난 2월 16일 호주 여자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 투어 전체로는 28번째로 LPGA투어 통산 20승째를 달성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남편 같은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행운이다. 나를 위해 항상 배려해주는 코치이자 남편은 어느 곳에서나 내게 ‘넘버 1’이다.” 절대적인 믿음과 고마운 마음이 여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 스윙코치로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박인비는 공을 몰고 다닌다. 티박스에서 페어웨이, 그리고 그린으로 공을 똑바로 쳐놓고는 살살 걸어다니는 느낌을 준다. 박인비는 손목 꺾임이 부드럽지 않아 백스윙 때 클럽을 치켜든다. 남 프로는 “임팩트 구간에서 클럽 헤드가 다니는 길이 중요하다”며 “손목 움직임을 최대한 줄이고 몸통 스윙으로 한다는 ‘기본’에 충실하다”고 말했다. 슬럼프 때 박인비는 드라이버 입스(yips·불안증세)로 고통받았다. 당겨 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의식적으로 밀어 치는 샷을 하는 등 좌우로 모두 실수가 나왔다.
 
   타이거 우즈의 전 코치 부치 하먼을 비롯해 최고의 지도자들도 고치지 못한 박인비의 스윙을 남 프로는 최고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자랑하는 스윙으로 바꾸었다. 박인비는 “(남편은) 나의 몸 상태와 마음까지 잘 알고 쉴 새 없이 연구해서 가르친다”고 했다. 그런 자세는 지금도 이어진다. 호주 여자오픈 때 박인비가 퍼팅 템포를 약간 늦춰서 예전의 감각을 되찾은 데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미 LPGA투어 일정이 중단되면서 박인비 부부는 지난 3월 17일 귀국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시즌 초부터 빠짐없이 대회에 나섰지만 이젠 모든 게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남기협 프로는 담담하게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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