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골프 코스의 명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TPC 소그래스 앞에서 포즈를 취한 미 PGA투어 제러드 라이스 이사(플레이어스챔피언십 총괄). photo 민학수 |
남자 프로골프에는 4개의 메이저대회가 있다. 이 4개의 메이저대회는 지난 시즌 미국 프로골프(PGA)투어가 스케줄을 대폭 조정하면서 4월 마스터스, 5월 PGA챔피언십, 6월 US오픈, 7월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순으로 열린다.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18승)을 현재 15승인 타이거 우즈가 깰 수 있을지가 골프계 최대 관심사가 될 정도로 주목받는 대회들이다. 전통과 권위의 힘이다.
하지만 이런 메이저대회를 능가하도록 미 PGA투어가 정성을 쏟는 대회는 따로 있다.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다. 올해는 3월 12일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다. 2011년 최경주, 2017년 김시우가 우승해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이 대회를 PGA투어는 이미 명실상부한 최고의 골프대회라고 자부한다.
지난 1월 TPC 소그래스에서 만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총괄 책임자인 제러드 라이스 이사도 이 같은 주장을 설파했다. 메이저대회는 주관단체가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마스터스), PGA오브아메리카(PGA챔피언십), 미국골프협회(US오픈), R&A(디오픈) 등이다. PGA투어가 주관하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띄우려는 생각이 깔려 있었지만 한국의 최경주와 김시우가 우승한 사실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최고의 대회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라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는 “우선 경쟁의 수준과 깊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세계랭킹 등 실력에 따라 144명이 출전한다. 마스터스는 일몰시각 때문에 출전선수가 100명을 넘지 않고 출전 자체에 의미를 두는 예전 챔피언들도 적지 않게 나온다. 오픈대회인 US오픈과 디오픈에는 아마추어 선수들과 각국 투어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PGA챔피언십에도 클럽 챔피언 등 초청선수들이 포함된다.
그러면 지난 20여년간 세계 골프를 지배하며 PGA투어 최다승 타이 기록인 82승을 거둔 타이거 우즈는 이 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했을까. 의외로 2001년과 2013년 두 차례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라이스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출전할수록 특정 선수의 우승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코스가 장타자 등 특정 스타일의 선수에게 유리하지 않고 공평하다는 점도 꼽았다. 1974년 창설된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1982년부터 지난 1월 10일 세상을 떠난 코스 설계의 거장 피트 다이(1925~2020)가 설계한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리고 있다. 최경주가 우승할 때 연장전을 펼쳤던 아일랜드홀 17번홀(파3)이 대표적인 홀(시그너처 홀)이다. 투어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는데도 이 코스 전장을 거의 늘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도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뒷받침되지 않는 부정확한 장타에 그만큼 페널티를 가하기 때문이다.
PGA투어에서 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올해 대회 총상금을 1500만달러(약 178억원)로 늘렸다. 우승 상금은 270만달러(약 32억원)다. 라이스는 “지난해 이 대회 수익금 중 925만달러(110억원)를 플로리다주 동북 지역 사회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총 1억달러를 기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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