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후원
민학수의 올댓골프는 신한금융지주와 함께합니다

영상

Post Page Advertisement [Top]

▲ 지난 8월 10일 제주시 오라CC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R 경기에서 고진영이 티샷을 날리고 있다. photo KLPGA

“근육통이 생기면 ‘앞으로 내 몸이 더 좋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웨이트트레이닝 할 때도 좀 많이 하는 편이죠.” 고진영(24)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어떤 성격인지 느낌이 왔다. 오늘의 고통에서 내일의 즐거움을 찾아내는 스타일인 것이다.
 
   여자 프로골프 세계 1위 고진영은 지난 8월 26일 캐나다퍼시픽(CP) 여자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8타를 줄여 26언더파 262타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보유하고 있던 대회 최저타 기록(23언더파 265타)을 3타 경신한 것이다. 고진영은 나흘간 72홀 동안 단 한 차례의 보기도 하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로 우승했다. 브리티시 여자 오픈 3라운드 2번홀 이후 106홀째 노(no) 보기 행진이다. ‘골프 머신’이라 부르는 외신들이 있는데 자기학습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골프 AI’란 비유가 더 적합하다.
 
   한국 여자 골프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에는 ‘지옥훈련’과 ‘번아웃신드롬(탈진증후군)’이 교차한다. 지독한 훈련 끝에 정상에 서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 넌더리를 내고는 사라지는 패턴이다. 그 반사작용으로 요즘 골퍼들은 ‘워라밸(일과 삶의 밸런스)’ ‘즐기는 골프, 행복한 골프’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런데 천하의 타이거 우즈도 연습벌레다. 새로운 경지에 오르는 게 즐거움이고 골퍼의 행복이라고 믿는다는 점에서 고진영도 우즈와 닮았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말이 있는데 골프에서도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필요한 걸 찾아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실력 향상이 빠르고 지치지 않는다.
 
   고진영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작년 11월 LPGA 투어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끝난 뒤 바로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남아서 2주 동안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쇼트게임 훈련을 했다. 에리야 쭈타누깐과 모리야 쭈타누깐 자매(태국)도 가르치는 퍼팅 및 쇼트게임 코치 가레스 라플레프스키를 새로 만났다. 하루 4~6시간씩 2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100야드 이내의 어프로치 샷을 집중 연마했다. 98야드와 81야드 거리를 마스터해서 이 거리를 남겨놓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잠시 국내에서 쉰 뒤 미국에서 이시우 코치와 동계훈련을 했다. “하나의 아이언으로도 높은 볼, 낮은 볼 등 다양한 탄도와 구질의 샷을 하는 연습을 했다. 하루에 적어도 1000개의 볼을 쳤다. 공을 보면 토할 것 같았다.”
 
   시즌 초반의 좋은 흐름이 끊어지자 지난 7월엔 시카고에서 2주 동안 훈련을 했다. 국내에 있던 이시우 코치에게 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시우 코치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공을 컨택할 때 느낌이 없어진 것 같았다. 고진영에게 시즌 중이니 문제점만 약간 고칠 수도 있고, 대회 하나를 건너뛰더라도 감을 잡고 갈 수 있다고 했다. 고진영은 후자를 택했다. 새벽 5시 반에 나와서 햄버거 하나 먹고 계속 연습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면 물을 빼고 하더라. 하루 한 시간 정도 자기 시간을 갖는 걸 빼고는 자기 전까지 계속 연습했다. 정말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
 
   쉴 때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기본 두 시간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Bottom Ad [Post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