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재는 올 시즌 최다 출장기록인 35개 대회를 뛰었다. 사진은 디오픈 때 모습. photo 민수용 골프전문 사진작가 |
임성재(21)는 미국 언론의 표현을 빌리면 놀랍고(amazing), 말도 안 되는(ridiculous) 선수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현지시각 8월 22~25일)에 진출했다. 이 대회 출전 자격은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의 페덱스컵 포인트를 합산해 최종 30명에게만 주어진다. 올해는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도 여기에 끼지 못했다.
임성재는 올 시즌 35개 대회에 나서 시즌 최다출장 기록도 갖게 됐다.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은 출전자격을 얻지 못해 나가지 못했지만 나갈 수 있는 대회는 거의 다 나간 ‘마당쇠 골프’를 한 셈이다. 너무 잘 쳐서 놀랍고, 말도 안 되게 많은 대회를 뛴 셈이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 2부 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면서 PGA 투어에 입성했다. 스물 한 살 임성재가 이렇게 잘 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의 스윙은 언제든 큰 실수가 나오지 않게 부드럽고, 훈련은 정확히 약점을 파악하는 피드백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리고 기복 없이 꾸준한(consistent) 골프를 좋아하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조화를 이뤄 꼭 잘 쳐야 할 때 집중력을 발휘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
PGA 투어는 선수별로 엄청나게 다양한 통계자료를 제공한다.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의 거리와 정확성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거리별 퍼팅 성공률과 벙커샷 등 트러블 상황에서 어떤 스코어를 기록하는지도 알 수 있다. 임성재는 이 통계를 바탕으로 제일 부족한 부분을 집중 연습한다. 올 시즌 가장 약점으로 꼽힌 부분은 벙커 세이브(벙커에서 파 세이브) 능력과 홀까지 2.1~4.5m 거리의 퍼팅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데이터에 바탕을 둔 ‘피드백(feedback) 훈련’은 주말 골퍼들에게도 실력 향상을 위한 지름길이다. 스코어 카드에 퍼팅수, 드라이버 페어웨이 적중률, 그린 적중률 등을 간단히 표시한 뒤 라운드별로 분석할 수 있다. 스코어를 줄이는 데 더 좋은 방법은 없다는 게 임성재의 생각이다.
임성재의 스윙은 부드럽다. 천천히 백스윙을 시작하고 가볍게 다운스윙을 시작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스윙은 클럽이 다니는 궤도, 공이 출발하는 발사각도, 그리고 스윙에 걸리는 시간을 체크합니다. 이 세 가지를 잘 지키면 큰 실수는 나오지 않아요.”
임성재를 고2 때부터 지도하고 있는 최현 코치는 “샷이 쉽게 무너지는 분들은 80%의 힘으로 스윙을 하고 반드시 피니시 자세를 잡으려 노력하는 임성재의 스윙을 따라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몸과 팔의 속도를 일정하게 할 수 있다면 샷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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