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의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 은으로 만든 술 주전자 형태로 공식 명칭은 ‘골프 챔피언 트로피’다./디오픈 홈페이지 |
올해 148회째를 맞은 디오픈(브리티시오픈)은 전 세계 골프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860년 스코틀랜드의 프레스트윅 골프클럽에서 시작됐다. 디오픈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몇 가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이름이 디오픈이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1860년 열린 첫 대회 때는 프로 골퍼들만 참가했지만 2회 대회부터는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문을 ‘오픈(개방)’했다. 당시 10명의 프로 골퍼 외에 8명의 아마추어 골퍼가 참가했다. 초창기 ‘더 챔피업십’으로 불렸던 대회 이름은 아마추어들도 참가를 하면서 점차 ‘디 오픈 챔피언십’ 또는 줄여서 ‘디오픈’으로 불리게 됐다.
디오픈을 개최하는 R&A 측은 "대회 명칭은 처음부터 디오픈이었고, 한 번도 브리티시오픈이었던 적이 없다"며 "브리티시오픈이라는 표현은 주로 미국 미디어들이 US오픈 등과 구별하기 위해 부른 것"이라고 했다.
R&A는 디오픈 우승자를 ‘챔피언’이나 ‘위너’가 아닌 ‘챔피언 골퍼 오브 디 이어(Champion Golfer of the Year)’ 또는 줄여서 ‘챔피언 골퍼’라 부른다. 이는 이 대회의 탄생 배경과 관련이 있다. 19세기 당시 스코틀랜드 최고의 골퍼는 앨런 로버트슨이었는데 그가 1859년 죽자 그의 뒤를 이을 ‘챔피언 골퍼’를 뽑기로 했고, 디오픈을 개최한 것이다.
대회 우승자는 은으로 만든 술 주전자 모양의 '클라레 저그'를 받게 된다. 클라레 저그의 정식 명칭은 ‘골프 챔피언 트로피(Golf Champion Trophy)'다. 클라레 저그가 만들어진 건 1873년이다.
이전까지 우승자에게는 모로코산 가죽에 은색 버클이 장식된 커다란 벨트를 수여했다. 정식 명칭은 ‘챌린지 벨트’였다. 당시 3회 연속 우승자가 영구 소유한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톰 모리스 주니어가 3년(1868~1870년) 연속 우승하면서 챌린지 벨트의 영구 소유자가 됐다.
우승자에게 줄 챔피언 벨트가 없어지자 1871년 대회는 열리지 않았다. 대회를 주최하던 프레스트윅과 에든버러, 그리고 세인트앤드루스 골프클럽은 1872년에는 대회를 다시 개최하고 우승자에게 메달을 수여했다. 그해 3개 골프클럽은 10파운드씩 갹출해 새로운 트로피를 만들기로 했고, 그것이 현재의 클라레 저그다. 몸통과 주둥이 뒷면 등에는 우승자의 이름과 개최 장소, 연도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진품 클라레 저그와 챌린지 벨트는 현재 ‘로열 앤드 에이션트’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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