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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셀러브리티 프로암 출전
朴, 고교때 타자로 더 이름 날려 "멀리치던 힘을 스윙에 적용… 타자들 삼진 잡듯 버디 노려요"

"쌔애앵~."

공 맞아 나가는 소리를 들으니 '이건 뭐지~' 싶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최상급 장타자인 브룩스 켑카나 더스틴 존슨이 드라이버를 칠 때 나는 소리가 들렸다. 330야드짜리 대포가 수시로 터졌다. 거리가 많이 나면 그만큼 방향성이 들쭉날쭉한 게 보통 아마추어지만, 그의 타구는 대부분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었다.

"60% 힘으로 가볍게 쳤어. 세게 쳐봐야 오비(OB)밖에 더 나나~. 누구 좋으라고."

코리안 특급, 필드선 '장타자' -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8일 인천 드림파크골프장에서 샷을 날리는 모습. 지난해 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팀 경기 우승을 차지한 그는 특유의 장타력을 앞세워 올해 2연패에 도전한다. /민수용 골프전문 사진작가

너스레를 떠는 사내는 바로 야구장을 떠나 필드에서도 '코리안 특급'인 박찬호(46)다. 그는 9일 시작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 대회에 지난해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지난해 대회에선 김영웅(21)과 짝을 이뤄 팀 경기(베스트볼·각자 플레이한 뒤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하는 것) 우승을 차지했다. 이벤트로 열린 장타 대결에서는 331야드를 날리면서 내로라하는 프로 골퍼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며 1위에 올랐다.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대회 장소인 인천 드림파크 골프장에서 만난 박찬호는 수염이 덥수룩했다. 7년 전 현역에서 은퇴했는데도 여전히 군살 없고 탄탄한 몸매였다.

"평소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아이들과 함께 뛰어요. 골프 덕분에 운동을 계속하고 있죠."

2012년 현역 은퇴 후 골프를 시작했는데, 7년 만에 준(準)프로 수준에 이르렀다. 7일엔 프로들이 사용하는 백 티에서 3오버파를 쳤고, 주말 골퍼들이 사용하는 티를 쓰면 언더파도 자주 친다.

무엇보다 프로를 뛰어넘는 장타력이 일품이다. 지난해 그와 장타 대결을 벌인 프로 골퍼 허인회는 "국내엔 스윙 스피드가 110마일이 안 나오는 프로 골퍼가 많은데, 박찬호는 120마일이 넘는다"며 "정말 옆에서 지켜보면 엄청나다"며 혀를 내둘렀다. 렉스필드의 357야드짜리 파4홀을 비롯해 전국 여러 골프장의 파4홀에 '박찬호 원 온 홀' 기념 표지판이 생기고 있다. 마음 먹고 치면 370야드 정도까지 날릴 수 있다고 한다. 박찬호는 "원래 아마야구 시절부터 멀리 치는 힘이 있었다"며 "그 힘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밸런스나 테크닉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박찬호는 공주고 시절 투수보다는 타자로 더 이름을 날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3차례 홈런을 쳤다.

그는 투수 처지에서 타자를 상대하듯 홀을 공략한다고 했다.

"드라이버를 잘 치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 유리하게 승부를 시작하게 되는 거죠. 아이언이나 웨지로 그린에 잘 올리면 투 스트라이크. 그래 놓고 스리 퍼트로 보기를 하면 3구 삼진 욕심부리다 안타 맞는 것과 똑같아요."

'투 머치 토커(too much talker)'란 별명답게 한번 말문이 열리자 끊임이 없다.

"투수가 타자들에 비해 더 섬세한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높아요. 투수들은 손가락으로 여러 가지 공을 던지죠. 이렇게도 돌리고, 저렇게도 돌리면서 끊임없이 연구하죠. 골프에서도 손과 공의 움직임을 투수들이 더 잘 이해한다고 봅니다."

박찬호는 이날 연습 라운드에서 장타를 칠 때마다 하체가 완전히 무너져 웃음을 자아냈다.

"아직 벽 만들어 치는 정도는 안 되나 봐요. 그래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짜릿짜릿하게 치는 즐거움이 좋잖아요?"

함께 치던 배우 김성수가 "찬호는 투병 중이다. '멀리 치는 병'을 앓고 있다"고 농을 던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영우 프로가 "박찬호는 골프를 좋아할 뿐 아니라 연구도 많이 한다. 앞으로 1~2년 정도 지금처럼 발전하면 프로 수준 실력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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