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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가른 '12번홀의 저주'
땅콩 모양 그린, 변화무쌍 바람… 거리계산 어려운데 앞엔 개천 

올해 마스터스는 4라운드 11번홀까지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7·이탈리아)의 '빗장 수비'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였다.

몰리나리는 타수를 잃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정교한 어프로치샷과 2m 이상 되는 퍼트를 여럿 성공시키는 수퍼 세이브를 거듭했다. 잘 맞던 타이거 우즈(44)의 티샷이 흔들리고 얼굴도 점점 굳어졌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였던 몰리나리가 계속 우위를 지키는 상황에서 '아멘 코너' 두 번째 홀인 12번홀(파3)을 맞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서 2019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 지은 뒤 관중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환호하는 모습. 마흔넷인 그는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 젊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AP 연합뉴스

이날 158야드로 세팅된 12번홀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상징하는 아멘 코너의 중심이다. 인디언 무덤이 있던 곳이어서 수많은 공을 그린 앞 실개천이 삼킨다는 전설이 있다. 그린은 땅콩이 옆으로 누운 형태여서 앞뒤가 짧고, 그 앞에 워터해저드가 있다.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어 거리 계산이 쉽지 않다. 프로들이 보통 9번 아이언을 잡는 거리지만 바람에 따라 4번을 잡을 때도 있다. 4라운드 때 핀은 오른쪽 가장자리에 꽂혀 있었다.

핀을 향해 티샷을 날린 몰리나리의 공이 약간 짧아 그린 앞 개울 둔덕에 맞고 물에 빠졌다. 반면 우즈는 핀 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안전하게 그린 가운데로 공을 올렸다. 우즈 다음 티샷한 토니 피나우(미국) 역시 핀을 직접 노리다 공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챔피언조보다 한 조 앞에서 경기하던 브룩스 켑카(미국)와 이언 폴터(잉글랜드)도 12번홀에서 퐁당퐁당 공을 물에 빠트렸다.


현지에선 "12번홀에 접근하는 우즈의 방법은 다른 선수들과 확연히 달랐다"며 "경험의 차이가 결국 승부를 갈랐다"고 입을 모았다. 우즈는 "앞 조에서 켑카의 공이 물에 빠지는 것을 봤다. 나보다 파워가 훨씬 강한 켑카가 9번 아이언으로 공을 물에 빠트렸다면 나도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몰리나리와 피나우는 우즈만한 안목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잘 버텨가던 몰리나리가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파를 기록한 우즈와 공동 선두가 됐다. 우즈와 몰리나리는 13번홀(파5)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았다. 앞서 플레이하던 잰더 쇼플리(미국), 켑카, 더스틴 존슨(미국)이 버디 행진을 벌이며 5명이 한때 12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마스터스 우승자의 상징인 ‘그린 재킷’을 14년 만에 다시 입고 미소 짓는 타이거 우즈. /AP 연합뉴스

팽팽하던 균형은 15번홀(파5)에서 완전히 깨졌다. 몰리나리의 세 번째 샷이 나뭇가지에 맞으면서 그린 앞 물에 빠졌다. 1벌타를 받은 후 친 다섯 번째 샷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결국 6온 1퍼트로 대회 두 번째 더블보기를 범했다. 우즈는 2온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우즈는 16번홀(파3)에선 거의 홀인원이 될 뻔한 티샷으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며 2위와의 간격을 2타로 벌렸다. 우즈는 18번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13언더파 275타로 켑카, 쇼플리, 존슨 등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즈가 4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하지 않았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 마스터스가 처음이다.

이날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는 오로지 우즈만 존재하는 듯했다. 우즈가 경기 중반 1위로 나서는 순간 다른 홀에 있던 갤러리들까지 환호성을 질러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할 정도였다. 4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공동 5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몰리나리는 "두 번의 더블보기로 팬들의 사랑을 좀 더 많이 받게 된 것 같다"고 자조했다.

우즈는 2005년 이후 14년 만에 다섯 번째 그린 재킷을 추가하면서 2008년 US오픈 이후 멈춰 있던 메이저 승수를 15승으로 늘렸다. 마스터스 최다승(6승)과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 모두 잭 니클라우스가 갖고 있다. 우즈는 또 PGA 투어 통산 81승으로 샘 스니드(미국)가 보유한 최다승 기록(82승)에 1승 차이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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