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 감격의 눈물을 쏟았던 박결은 팬들 환호에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밝은 미소를 지엇다. /KLPGA 박준석기자 |
그런 그가 데뷔 4년만이자 106번째 경기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고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28일 제주 핀크스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박결은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최혜용에 8타 뒤진 공동 10위로 출발했다. 3라운드까지 2위였던 김민선과는 5타 차이였다. 이번에도 우승은 힘들어 보였다. 마지막 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던 박결은 타수라도 지키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홀을 거듭할수록 샷과 퍼팅이 점점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날 만큼 강풍이 불지는 않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제주 바람에 흔들리며 타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븐파에서 출발한 박결의 스코어카드는 최종 18번홀을 마쳤을 때 6언더파로 바뀌어 있었다.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았다.
박결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 이다연과 배선우를 1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컵과 상금 1억6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4년간 준우승 6번 끝에 마침내 우승컵과 입맞춤한 박결은 "바람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나에게 이런 날이 올까?’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이런 날이 왔다. 정말 기쁘다"고 했다. 박결은 "항상 잘하지도 못하는데 외모덕분에 기사 나온다는 댓글을 보고 속상했었는데 이제는 나도 당당하게 기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박결과 일문일답.
우승 소감?
제주도가 아니라 내륙에서 열린 대회였다면 오늘 줄인 타수였어도 우승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지키자는 마음으로 첫 홀 티샷을 했는데, 바람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나에게 이런 날이 과연 올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이런 날이 왔다. 정말 기쁘다.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화려하게 데뷔해서 부담이 있었을 것 같은데?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데뷔해서 많은 분들께서 기대해주신 것에 부응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우승에 대한 부담 컸다. 오늘 우승하게 돼서 그런 부담을 내려 놓은 것 같다.
우승의 결정적 이유? 오늘 자신을 평가해본다면?
바람이 어제만큼 불지 않아서 쉽게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리고 오늘 내 샷과 퍼트는 모두 완벽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싶다.
상승세 계기 몇 번 홀?
전반 9번 홀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샷에서 실수를 했는데 운 좋게 그린 맞고 튄 공이 핀 방향으로 잘 굴러가서 정말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가 남았다. 탭 인 버디 하고 그 뒤부터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장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때의 마음가짐은 어땠나? 김민선5의 더블 보기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은?
나는 사실 오늘 내 플레이에 정말 만족하고 있었다. 공동 선두인지도 몰랐는데 스코어 제출하면서 알았다.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캐디가 몸을 풀자고 해서 연습 그린에 가니까 그 때부터 떨려왔다. 그러다 민선 언니의 더블 보기 소식을 접했는데, 그 소식을 듣고도 떨리는 것이 가라앉지 않았다.
18번홀까지 가는 동안에는 무슨 생각했나?
사실 그 순간에도 많이 떨려서 아무 생각도 못했다. 골프라는 것이 마지막까지 모르는 거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것 아니다라는 생각은 했던 것 같다. 민선 언니가 마지막 홀에서 샷 이글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떨렸다.
세리머니 생각했나?
아시안 게임 때도 해야겠다는 생각했었는데, 몸이 알아서 반응하더라. 그래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연주 프로와 안을 때 크게 울었는데? 이유는?
같은 팀이었다. 정연주, 김지현, 이정민 프로와 함께 연습을 많이 했고, 옆에서 계속 응원해 준 언니들이었다. 근데 연주 언니가 눈물 보이면서 오고 울어서 나도 여태까지 힘들었던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많이 울게 됐다.
그 동안 외모만 부각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 같은데?
스트레스 받았었다. 항상 잘하지도 못했는데 기사 나온다는 댓글을 보고 속상했었는데, 이제는 기사 나도 당당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준우승도 많았고, 아쉽게 놓치는 경우 많았는데. 기억에 남는 아쉬운 장면이 있다면? 어떻게 넘겼나?
사실 나는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항상 톱텐에서 시작해서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장 아쉬웠던 대회는 올해 제주도 에쓰오일 대회다. 처음으로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고, 또 그 날 샷 감이 좋아서 기대를 했는데 승현 언니가 워낙 잘해서 우승을 놓쳤다. 그 때가 가장 아쉬워서 기억에 남는다.
첫 우승 했는데,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항상 목표가 첫 우승이었다. 오늘 첫 우승을 이뤄낸 거라 다음 목표까지는 아직 생각 못했다. 근데 매 시즌 목표는 첫 우승과 상금랭킹 톱텐 안에 드는 것이었다.
이 대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같은 질문을 여태까지 많이 받았었다. 그 때마다 항상 14년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가장 행복했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제 첫 우승을 기록한 이 대회가 가장 행복한 것으로 바뀌었다고 말 할거다. 사실 올해 초 부상 때문에 아파서 큰 기대를 못했는데, 우승으로 마무리 잘 해서 행복한 한 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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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결 프로, 축하합니다.
답글삭제박결 프로!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우승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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