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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세번째 메이저대회 위민스 PGA 챔피언십...연장 2차전서 유소연에 승리

박성현(25)이 연장 2차전에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버디 퍼트를 넣고는 눈물을 흘렸다.

박성현이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 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LPGA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였지만 역전 우승으로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하자 최근의 부진과 마음고생을 한꺼번에 날려 보내듯 감격을 쏟아냈다. 박성현은 “이렇게 바람부는 날 끝까지 참고 경기한 보람이 있다. 연장에서는 지난해 US여자오픈을 떠올리면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상금왕, 신인상 등 3관왕에 오르며 그의 별명 ‘남달라’와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뜻하는 ‘닥공’을 LPGA 유행어로 만들었다.

이번 대회는 남다른 박성현의 공격적인 골프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한 대회였다.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파72·6741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65만 달러).

유소연(28)에 4타 뒤진 3위로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박성현은 강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박성현이 연장 2차전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 /LPGA
 박성현은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유소연,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함께 연장전을 치렀다. 박성현은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유소연과 나란히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이글 2개와 함께 8타를 줄이며 연장에 합류했던 하타오카가 파에 그치며 먼저 탈락했다. 박성현은 16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2차전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 상금 54만7500 달러(약 6억1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박성현은 지난해 7월 US여자오픈에서 LPGA투어 첫 승을 따낸 이후 1년 만에 이 대회까지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뒀다. 가장 최근 우승은 지난 5월 텍사스 클래식 이었다.

이날 경기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구름이 예보돼 있어 출발 시간을 앞당기고 3명이 한 조에서 경기하는 스리섬플레이로 진행됐다.

박성현은 유소연,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마지막 조에서 경기했다. 박성현과 유소연은 지난해 LPGA 올해의 선수 공동 수상자 답게 연장까지 접전을 펼쳤다.

박성현은 4라운드 16번홀(파4)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긴 러프로 들어갔고, 두번째로 친 샷은 그린 주변 해저드 지역 러프에 떨어졌다. 공은 물있는 곳 바로 위쪽 러프에 묻혀 있었다. 박성현은 벌타를 받는 대신 해저드에서 그대로 플레이하는 선택을 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박성현이 친 샷이 홀 1m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믿기 힘든 미러클 샷에 갤러리 환호성이 쏟아졌다. 박성현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신발은 벗지 않았지만 20년전 US여자오픈에서 나왔던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떠올리게 하는 명장면이었다.

박성현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유소연. /LPGA
 이 홀에서 유소연은 버디를 잡아내 2타차로 앞서 2홀을 남기고 2타 앞서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17번홀(파3)에서 흐름이 또 바뀌었다. 유소연은 아이언 거리 계산을 잘못한 듯 티샷을 물에 빠트려 더블보기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던 유소연으로서는 아쉬운 결과였다.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컷탈락했던 박성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살아난 퍼팅 감각 덕분이었다.

박성현은 올 시즌 평균 퍼트 수 30.3개로 106위에 처져 있었다. 박성현은 지난 5월 텍사스 클래식 우승 이후 출전한 4개 대회 가운데 세 차례 컷 탈락했고 지난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61위였다.

박성현은 퍼팅이 잘 안되자 올해 사용하던 테일러메이드사의 스파이더 34인치 퍼터를 최근 33인치 블랙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성현은 라운드 평균 28.5개의 퍼트수를 기록했다. 첫날과 마지막 날 퍼트수는 27개에 그쳤다.

박성현은 올 시즌 한국 선수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 두 대회는 모두 연장에서 한국 선수가 패하는 아쉬움으로 끝났다.
ANA인스퍼레이션에서는 박인비가 1박2일 연장 끝에 스웨덴의 퍼닐라 린드베리에게 타이틀을 내줬다. US여자오픈에서는 김효주가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에게 졌다.

박성현은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지난 1년간 메이저 2승을 포함 4승을 거두었다..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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