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하기 전날 접대나 회식 자리에서 밤늦도록 술을 마신다. 새벽같이 일어나 부킹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직접 골프장까지 장거리 운전을 한다. 전날 숙취가 깨지도 않은 상태로 아침식사까지 거른 채 라운드를 한다. 준비운동 없이 바로 드라이버 샷을 치고 곧바로 카트를 타고 다음 퍼팅 장소로 이동한다. 라운드 중간에 목이 마르면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등을 달랜다."
‘어! 내 이야기 하는 것 아닌가?’ 마음 찔리는 분들 적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은 10년 전 출간된 ‘골프가 내 몸을 망친다’(사이토 마사시)는 책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와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잘못된 습관으로 골프를 즐긴다면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몸이 상하거나 하루하루 점점 늙어갈 수 있다는 지적은 큰 공감을 받았다. 그렇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만큼 나쁜 습관을 고치기란 힘든 일이다.
산책에 가까운 이미지가 강한 골프는 사실 부상과 밀접한 운동이다. 드라이버로 공을 칠 때 1t 안팎의 충격파가 생긴다. 어려서부터 훈련량 많기로 유명한 한국 골퍼들은 몸이 성한 선수를 찾아보기 드물 정도다. 타이거 우즈는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8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골프를 잘 치기 위한 몸 만들기에 도움이 되면서 건강의 기본도 다질 수 있는 좋은 습관을 찾아보았다.
이용직 내추럴무브먼트스쿨(Natural Movement School) 대표는 맨몸이나 공(therapy ball), 폼롤러 등 간단한 도구를 활용한 운동 방법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공 위에 맨발을 올려 놓고 앞뒤로 움직이며 공을 눌러주니 통증이 온다. 신발이나 양말에 꼭 싸여 있던 맨발을 찬찬히 들여다본 지도 오랜만이다. 주먹을 꼭 쥐면 뼈가 도드라지듯이 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엉뚱한 생각을 떠올린다. 맨발로 다니던 시절 인간의 발 모양은 어땠을까. 발로 무언가를 움켜쥐거나 도약하는 기능들이 살아있었을 것이다.
어릴 때 읽었던 꽃신 신은 원숭이가 생각난다. 꽃신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지니 맨발로 다니던 때로 돌아갈 수 없다. 발가락을 손가락처럼 하나씩 움직여 보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거의 붙어버리다시피한 발가락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간격을 넓혀본다. 처음이라 그런지 불편하고 아프다. 그런데 이런 운동을 오래한 이 원장의 발은 훨씬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뛰어난 자연과학도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의 발은 공학기술 최고의 걸작품이요 예술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다빈치가 걸작이라고 부른 발은 오랜 기간 진화의 결정판이지만 지금은 신발에 갇혀 있다.
왜 발부터 시작하는가. 사람 몸의 뼈와 근육들 중 4분의 1이 발에 있다. 발은 척추(24개)보다 많은 33개의 관절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최고의 감각기관인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움직임은 골반의 3차원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골프에서 가장 큰 에너지는 발을 통한 지면 반발력에서 생기고, 골반의 움직임에 따라 스윙의 정확성과 파워가 결정된다.
발로 시작해서 종아리, 고관절, 골반, 허리, 척추, 목으로 차근차근 쉽고 간단한 운동을 해보는 것이다. 이 원장은 "매일 간단하게 발바닥으로 공을 굴리고 가벼운 스트레칭 동작을 하는 좋은 습관 하나가 골프 스코어를 전혀 다르게 만들어주고 건강도 챙겨준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이용직 원장은 미국 팔머 카이로프랙틱 의대를 졸업하고 2009년부터 6년간 강서 솔병원 척추센터 실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의무지원팀 활동을 했다. 현재는 내추럴무브먼트스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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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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