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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의 독특한 드라이버 샷은 주말골퍼들에게 친숙한 느낌을 준다. 보기엔 멋있지만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스윙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스윙으로 박인비는 거의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히려 주말골퍼들이 따라해야 할 스윙은 박인비 스윙이 아닐까. 박인비 프로의 설명을 통해 어떤 스윙인지 알아보자.
그는 "제 스윙이 모범답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에게는 가장 편안하고 믿을 수 있는 스윙이에요"라고 했다.
그가 편안하게 스윙을 하는 것 같은데 공은 대부분 멀리 똑바로 쭉쭉 뻗어나간다. 박인비는 평균 250야드 정도의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박인비는 "복잡한 스윙 메커니즘에 얽매이지 않고 가볍게 백스윙을 하되 클럽헤드가 공을 맞히고 나가는 '팔로 스루(follow through)의 길(道)'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키 167㎝인 그녀는 "파워는 좋은데 몸의 유연성은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팔다리가 긴 편도 아니다.
박인비는 2001년부터 3년간 미국의 데이비드 레드베터 아카데미에서, 2004년부터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2008년까지는 타이거 우즈의 전 스윙코치인 부치 하먼의 골프 아카데미에서 배웠다. 그는 "스윙의 기본을 많이 배웠지만 지나치게 기계적인 스윙 메커니즘에 얽매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리듬과 밸런스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2008년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렉서스컵(아시아와 세계 연합팀의 대륙 대항전)에서 만났던 박인비는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공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를 정도"라고 했다. 스윙에 자신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녀가 친 공은 대부분 오른쪽으로 밀렸다. 의식적으로 인사이드 아웃 스윙 궤도에 따라 클럽 헤드를 던진다는 느낌으로 쳤는데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는 '푸시(push)'가 됐다. 이런 현상이 2010년까지 이어졌다. 2011년 지금의 배우자인 남기협(한국프로골프투어 선수 출신)씨와 함께 스윙 교정을 했는데 초점은 두 가지였다.
임팩트가 이뤄지기 전에 일찍 손목이 풀리는 릴리스의 약점과 팔로 스루 때 의식적으로 오른손을 일찍 왼손 위로 덮으려고 하는 부자연스러운 동작을 없애는 것이었다. 1년 반 정도가 지나자 새로운 스윙에 자신이 붙었다.
지금은 임팩트 직전까지 손목의 코킹을 잘 유지하다 공을 야무지게 쳐준다는 느낌으로 임팩트를 하고, 임팩트 이후에도 왼손이 자연스럽게 리드하면서 피니시 자세까지 올라간다고 했다. 그래도 스윙 자세는 여전히 독특하다.
왜일까? 박인비는 "몸이 유연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웃었다. 그녀는 백스윙을 작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깨 턴은 일반 프로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다만 백스윙 톱 자세에서 코킹이 다 이뤄지지 않아 클럽을 치켜드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그녀는 "임팩트 때 고개가 약간 따라가는 것은 그렇게 해야 팔로 스루와 체중 이동이 잘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신만의 느낌으로 스윙을 하라"는 것이다. 박인비는 "스윙 리듬이 빨라진다는 생각이 들 때면 LPGA에서도 스윙 템포가 아주 느린 편인 미야자토 아이의 스윙을 따라 하며 템포를 조절한다"고 했다.
남기협씨는 "스윙은 겉모습이 아니라 임팩트가 정확하게 그리고 한결같이 이뤄질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특해 보이는 박인비의 스윙 속에서 골프의 원리와 원칙은 정확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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