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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메이저 '위민스 PGA챔피언십'서 유소연에 연장 역전 우승

16번 홀(파4·420야드) 그린 옆 워터해저드 구역 깊은 러프에서 공을 찾는 박성현(25)은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듯 보였다.

티샷이 예상보다 멀리 날아가 러프에 꽂혔고, 그 바람에 두 번째 샷이 짧아 공은 워터 해저드 바로 앞 깊은 러프에 빠졌다. 놀란 팬들의 비명에 물에 빠졌을 것으로 생각했다. 공을 찾더라도 '언플레이어블 볼(unplayable ball)'을 선언해야 한다면 추격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상황이었다. 풀은 박성현의 무릎까지 올라올 정도로 길었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로 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박성현은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4라운드 16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워터해저드 바로 위 턱에 걸리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멋진 로브 샷으로 홀에 붙여 파를 지켰다. 클럽에 긴 풀이 둘둘 감길 정도로 어려운 샷이었다. LPGA 투어는“20년 전 US여자오픈 연장전 18번홀에서 박세리가 보였던‘맨발 샷(왼쪽 아래)’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고 했다. /Penta Press 연합뉴스

'포커 페이스'가 울었다 - '포커 페이스' 박성현이 눈물을 흘렸다. 좀처럼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박성현이 2일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캐디를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 /AFP 연합뉴스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파72·674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365만달러·우승상금 54만7500달러) 4라운드. 박성현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그 순간 국내의 많은 팬이 20년 전을 떠올렸다. 1998년 박세리가 US 여자오픈에서 선보였던 극적인 '맨발 투혼' 상황과 비슷해 보였다.

잠시 넋을 잃은 듯하던 박성현은 캐디 데이비드 존스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리는 반드시 이 홀에서 파를 하고 넘어가야 해." 단호한 어조였다. 선두 유소연을 1타 차로 추격하던 상황이었다. 존스가 말을 이었다. "공 밑에는 물이 전혀 없으니까 자신 있게 하면 돼."

박성현은 신발을 벗지는 않았지만 박세리처럼 멋진 샷을 날렸다. 홀까지 약 10m를 남겨놓고 공을 높이 띄우는 로브(lob) 샷으로 친 공은 홀 옆 50cm에 붙었다. 러프에서 꺼내기만 해도 다행인 상황에서 파 세이브를 했다. 몇 분 전 비명을 질렀던 팬들이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성을 쏟아냈다. 박성현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샷을 하고 난 클럽 끝에 긴 풀이 둘둘 감겨 있었다.

LPGA 투어 홈페이지는 "박성현의 샷은 박세리의 1998년 US 여자오픈 때 샷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박세리의 맨발 샷은 한국 전체에 큰 영감을 주었다"고 했다. 박성현은 "자신 있게 했기 때문에 좋은 샷이 나온 것 같다. 그 샷으로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중요했던 샷이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이 홀에서 7m 버디 퍼트를 성공한 유소연에게 2타 뒤졌다. 그러나 박성현의 '16번 홀 수퍼 파 세이브'는 유소연에게 큰 영향을 미친 듯했다. 2홀 남기고 2타로 앞선 유소연이 17번 홀(파3)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더블보기를 했다.

결국 박성현과 유소연,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가 나란히 10언더파 278타로 연장에 들어갔다. 연장전 상황은 '대단한' 유소연과 '더 대단한' 박성현의 경쟁이었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유소연이 그린 에지에서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자, 박성현이 3m 버디 퍼트로 응수했다. 이날 이글 2개를 잡아내며 무려 8타를 줄였던 하타오카도 '무서운 언니'들 서슬에 질린 듯 파에 그치며 먼저 탈락했다.

그리고 박성현에겐 평생 잊을 수 없을 16번 홀에서 연장 2차전이 벌어졌다. 유소연이 6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자, 박성현은 2.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코스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박성현이 갑자기 왈칵 눈물을 쏟았다. 미국 현지 중계진들은 "박성현의 별명은 한국에서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박성현은 연장전 두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며 "지난 몇 년간 LPGA 투어에서 가장 수준 높은 경기였다"는 찬사를 보냈다.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올렸던 박성현은 1년 남짓한 기간에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뒀다. 그는 올해 퍼팅 난조로 고전하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종전보다 1인치(2.54cm) 정도 짧은 퍼터를 사용하고 퍼팅 루틴도 바꾸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는 라운드당 30.3개였던 평균 퍼트 수가 28.5개로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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