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텍사스대 2학년이던 아마추어 골퍼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6년 US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1라운드 1언더파 공동 4위. 돌풍을 일으키나 했는데 2라운드에서 8오버파를 쳐 1타 차로 컷 탈락했다. 셰플러는 “엄청난 경험이었다.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12일 밤(한국 시각) 셰플러는 다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125회 US오픈을 맞았다. 9년 전과는 위상이 다르다. 세계 랭킹 1위에 타이거 우즈(50·미국) 전성기 버금간다는 평가를 업고 있다. 셰플러는 2000년대 후반 타이거 우즈(미국) 281주 이후 최장 기간 연속 세계 1위(107주)를 달린다. 2022년 2월 WM 피닉스 오픈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올해 5월까지 통산 16승. 승률 25%다. 통산 승률은 11.3%(16승·142경기)로 우즈 통산 승률(21.7%)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기세는 그 이상이다.
셰플러는 최근 출전한 대회 4개에서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과 특급 대회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포함해 3번 우승했다. 이제 마스터스(2022·2024년)와 PGA 챔피언십(2025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US오픈에선 2022년 공동 2위, 2023년 3위에 오른 바 있다.
11일 베팅 업체 베트엠지엠(BetMGM)은 셰플러의 이번 US오픈 우승 배당률을 +275(100달러를 걸면 원금을 빼고 275달러를 받는 것)로 책정했다. 2009년 우즈(+175) 이후 가장 낮다. 낮을수록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020년과 2024년 US오픈 우승자 브라이슨 디섐보(+750)나 각각 한 차례 US오픈에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욘 람(스페인·이상 +1200)보다 훨씬 앞선다.
오크몬트는 ‘몬스터(괴물)’란 별명이 붙는 난코스다. 파 70에 전장이 7372야드로 긴 데다 러프 길이가 12.7㎝에 달해 페어웨이를 놓치면 사실상 1벌타를 받는 수준이다. 그린 스피드 4.4m에 굴곡이 심해 “공을 마크하는 동전이 그린에서 미끄러질 정도”라는 말이 있다. 벙커 168개가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과 그린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3번 홀과 4번 홀 페어웨이 사이에 놓인 ‘처치 퓨(church pew·교회 긴 의자)’ 벙커는 길이 55m 폭 36m 벙커 안에 잔디 둔덕 13개가 교회 긴 의자처럼 놓여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배수로도 곳곳에서 치명상을 안긴다. 임성재와 김시우, 안병훈, 김주형 등 ‘코리안 브러더스’ 4인방도 출격 준비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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