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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에게 대회 호스트인 잭 니클라우스가 시상한 뒤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Aaron Doster-Imagn Images 연합뉴스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가 열리는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은 대회 호스트인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85·미국)가 만든 코스다.


니클라우스는 고향(오하이오주 더블린)의 토지를 매입하고, 설계하여 1974년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을 창설했다. 1976년부터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있다. 그는 50년 동안 끊임없이 코스를 개조하고 있다.


니클라우스가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에 애정을 쏟는 연유는 무엇일까?


2025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벤 그리핀이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서 가장 어려운 18번 홀에서 경기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그는 1966년 스코틀랜드 뮤어필드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세 번째 중 첫 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달성했다. 잊을 수 없는 링크스 코스일 것이다. 스코틀랜드에 있는 챔피언십 코스인 뮤어필드는 디 오픈 대회의 순회 코스 중 한 곳이다.


뮤어필드는 세계 최초의 기록을 두 개나 갖고 있다. 세계 최초의 성문 골프 규칙을 만든 골프 클럽(현재의 에딘버러 골퍼 신사회; The Honourable Company of Edinburgh Golfers)의 홈 코스가 바로 뮤어필드다. 17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유서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뮤어필드는 디 오픈에서 4승을 거둔 톰 모리스(Tom Morris Sr)가 처음으로 클럽 하우스를 중심으로 9홀씩 두 개의 경로(two loops)를 가진 18홀 코스로 설계하여 1891년 개장한 코스다. 세인트 앤드루스의 올드 코스처럼 클럽 하우스에서 멀리까지 나갔다가(out course) 다시 돌아오는(in course) 홀 배치(소위 one loop)가 아니라 클럽 하우스를 중심으로 4개의 홀을 배치하여 아웃 코스와 인 코스가 같이 나가서 동시에 들어오도록 처음으로 설계한 코스가 바로 뮤어필드다.


니클라우스가 생각한 뮤어필드의 참 매력은 챔피언십 코스와 그 주위에 형성된 지역사회(community)의 관계였다. 뮤어필드는 그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골프 코스다. 니클라우스는 고향 마을에 챔피언십 코스와 그 주위에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뮤어필드 빌리지(Muirfield Village)에 구현하면서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라는 이름을 빌렸다. 스코틀랜드에 디 오픈을 개최하는 뮤어필드가 있다면 미국의 오하이오주 더블린에는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이 있는 것이다.


니클라우스는 구성(球聖)이라고 칭송받는 불세출의 골프 영웅 보비 존스(Bobby Jones·미국·1902~1971)를 흠모했다. 존스는 1930년 당시 4대 메이저 대회였던 미국과 영국의 아마추어 챔피언십 및 오픈 프로 대회를 제패하고는 홀연 28세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괴짜 골퍼다.


존스는 은퇴를 선언하고는 고향인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돌아가서 토지를 매입하고 당대 최고의 코스 설계가였던 알리스터 매켄지(Alister MacKenzie)와 함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을 설계했다. 1934년부터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개최했다. 니클라우스는 스물여섯 살이던 1966년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는 토지를 매입했다. 그리고 1974년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을 설계하고 창설했다.


니클라우스는 존스를 인생 모델 삼아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대회 이름에도 토너먼트를 넣었고, 출전 선수도 호스트가 초청하는 형식을 따르고 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닮은꼴 대회다. 니클라우스는 마스터스 최고령 우승 기록(46세)을 남길 정도로 오랫동안 선수로 활동했다는 점에서는 다른 길을 걸었다.


니클라우스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을 사랑했다. 마스터스를 6번 제패한 니클라우스에게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은 뒷마당처럼 친숙한 골프 코스다.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을 많이 닮아 있다. 두 코스 모두 넓고 구비진 페어웨이를 갖고 있고, 전략적으로 설계된 코스이며, 빠르고 굴곡이 심한 퍼팅 그린으로 조성된 코스다. 두 코스는 티샷을 안착시켜야 하는 유리한 지점이 정해져 있으며, 퍼팅 그린을 공략하는 샷이 중요한 코스라고 평가되고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아웃 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파3 홀 4번 홀이 있다면,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에도 가장 길고 어려운 파3 홀 4번 홀이 있다.


아멘 코너의 파3홀인 12번 홀처럼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에도 물을 넘겨 치는 파3홀인 12번 홀이 있다.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의 12번 홀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12번 홀처럼 장대처럼 솟아있는 소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공중 바람은 없지만, 2단 그린으로 좁게 조성되어 있어서 조금 더 어렵게 플레이(2024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12번 홀은 180야드, 평균 타수 3.26타로 세 번째로 어려운 홀이었음)되는 파3 홀이다. 게다가 두 코스 모두 마지막 다섯 개 홀이 파4-파5-파3-파4-파4 홀로 구성되어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퍼팅 그린이 유리알 그린으로 악명 높다면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의 퍼팅 그린도 빠르기로 유명하다.


니클라우스와 경쟁을 벌였던 리 트레비노는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의 모든 그린에는 슬리퍼를 비치해야 한다는 농담을 남겼다. 골프화를 벗고 그린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융단처럼 잘 정비된 빠른 그린을 갖고 있다.


니클라우스는 매년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의 변별력을 높여왔다. 1976년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파72, 7072야드로 시작했으나 현재 파72, 7569야드로 세팅된다.


2020년 니클라우스가 ‘생전의 마지막 작업(final bite at the apple)’이라고 부른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할 정도로 진화해 왔다. 202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의 72홀 평균 타수는 73.503타였다. 18번 홀이 평균 4.312타로 가장 어렵게 플레이됐다.


202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의 컷 통과 스코어는 4오버파였으며, 컷을 통과한 52명 중 최종일까지 언더파 스코어를 유지한 선수는 11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클럽은 변별력 있는 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202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스코티 셰플러가 8언더파의 스코어로 콜린 모리카와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었다. 8개의 시그니처 대회 중 선수가 주최하는 형식의 3개 대회는 50위 동타이거나 선두와 10타 차이 이내의 선수가 컷을 통과하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이 3개 대회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타이거 우즈),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아널드 파머)과 메모리얼 토너먼트(잭 니클라우스)이다.


니클라우스가 설계하고 창설한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은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 보비 존스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 이미지가 모두 반영된 골프 코스다. 존스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함께 영원히 기억되듯이, 니클라우스도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에서 열리는 메모리얼 토너먼트와 함께 영원히 골프의 역사에 남을 것이다. 존스처럼 니클라우스도 변별력이 있으면서도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명문 골프 코스를 남겼다. 꿈이 있는 영웅의 헌신이 없었다면 두 골프 코스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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