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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 그린피가 160달러(약22만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골프 기업 쇼골프 조성준 대표는 2년 전 일본 가고시마 사쓰마 골프 리조트를 인수했다. 일본 다이와증권그룹이 갖고 있던 곳. 겨울에도 라운드를 할 수 있는 18홀 골프 코스에 축구장, 테니스장, 수영장 등 부대 시설과 더불어 70여 객실과 온천까지 갖춘 종합 리조트였다. 인수가는 200억원 수준. 국내 수도권 골프장(18홀 기준 1600억원) 8분의 1 정도 가격이다.


그 뒤 회원에게 하루 10만~12만원 안팎에 골프와 숙박(2인 1실), 온천이 모두 가능하도록 초저가 정책을 폈다. 골프장과 객실 가동률을 90% 가깝게 끌어 올리자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 소문을 듣고 한국에서 골퍼들이 몰렸다. 한국인 내장객 비율이 30%까지 상승했고, 숙박객은 80%에 이른다.


한국인 습성에 맞춰 체크인 방식도 QR코드로 간소화하고 라운드 시간도 30%가량 단축해 4시간 20분으로 효율화했다. 1년 만에 매출은 전년 대비 41%, 영업이익은 100%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대비 118% 매출을 달성했다. 조 대표는 “일본의 싼 골프 가격에 한국식 운영 방법을 도입해 한국인 골퍼를 대거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철원


전국에 1만6000개 골프장(전 세계 골프장 중 42%)이 있는 미국은 주머니 사정에 맞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골프 천국’다운 면모다. 뉴욕시 인근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는 US오픈 같은 메이저 골프 대회가 종종 열리고 올해도 라이더컵이 예정돼 있는 명문 골프장. 그린피(블랙코스)는 160달러(약 22만원). 100달러(베스페이지 레드 코스)짜리도 있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문턱이 높지만 인근 오거스타 시립골프장은 1년에 720달러(약 97만30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라운드할 수 있다. 미국에는 18홀 코스인데 파3홀이 절반인 골프장도 있고, 코스 길이가 6000야드가 안 되는 짧은 곳도 있다.


재미 사업가이자 골프 애호가인 김모씨는 “미국에는 고급 회원제에서 고가 퍼블릭, 저렴한 퍼블릭 등 다양한 골프장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면서 “시와 주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은 메이저 대회를 여는 곳임에도 합리적 가격을 받아 대중 체육 시설로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이철원


일본생산성본부는 (실제 라운드를 한) 골프 인구가 530만명(2023년)에서 2035년에는 478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 회원 탈퇴가 늘면서 대부분 골프장 회원 수도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주요 고객층이던 베이비붐(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골프 업계에 제2의 암흑기가 도래할 것으로 우려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골프장 업계에선 조기·야간 라운드 확대, 여성 친화형 클럽하우스와 송풍기 장착 골프 카트인 ‘쿨카트’ 등 신규 시설 도입 등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면서 ‘고객 붙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국내 골프장 대표는 “한국도 골프를 즐기던 베이비붐 세대가 60~70대에 접어들면서 골프장을 대중 체육 시설이자 실버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가격대 골프장이 만들어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회원제 골프장을 호화 사치 업종으로 분류해 다른 체육 시설과 달리 재산세를 더 많이 부과하는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재미 교포 심모씨는 “한국 골프장은 외딴섬 같다. 배 대신 차를 타고 오는 것만 다를 뿐이다. 회원제 골프장은 그렇다 쳐도 대중(퍼블릭) 골프장까지 그렇다는 건 골프가 대중화된 미국이나 영국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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