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데뷔 16년째인 안송이(35)는 올해 초반 4개 대회에서 컷탈락 없이 상금 순위 9위(1억2500만원)를 달리고 있다. 드라이브샷 거리 50위(239야드), 아이언샷의 정확성을 보여주는 그린 적중률 35위(69.25%), 평균 퍼트 수 8위(28.6개)를 기록하며 평균 타수 10위(70.6타)에 올랐다. 스코어를 결정짓는 홀 가까이 접근할수록 플레이가 예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각종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은 그의 장점이다. 실패와 성공이 쌓여 얻은 노련함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도 패기 넘치는 신예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경기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안송이는 “요즘은 어린 아마추어 선수도 정말 잘 친다”며 “나이나 경력은 이제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공정하게 경쟁해서 이기려면 연습량이 전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베트남 동계훈련 기간 안송이는 “중학생 때처럼 매일 똑같이 연습한다”고 했다. 매일 오전 5시20분에 일어나 훈련을 시작한다. 정해진 루틴대로 움직이고, 땀 흘리고, 끝까지 집중한다. 그의 말이다. “매일 일정이 빽빽하다. 샷 연습, 라운드, 피트니스, 체력 관리까지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 고민할 틈도 없다. 어린 선수들과 비슷한 강도로 훈련하며 지내는 전지훈련이 큰 도움이 된다.”
그는 특히 유연성을 기르고 지면 반력을 충분히 구사하는 스윙이 가능하도록 몸을 만드는 훈련에 집중했다. 무게를 들고 스쿼트를 하면서 하체 단련을 했더니 자연스럽게 지면 반력을 활용하는 느낌을 알게 되더라고 했다. 이시우 코치는 “확실히 하체가 탄탄해지면 스윙의 균형이 잡히면서 같은 힘으로 스윙해도 지면 반력을 더 잘 이용하게 돼 비거리에서 큰 효과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산악형 골프장이 많다. 평지에서 산책하듯 경기하는 느낌과 다르다. 안송이는 “30대가 되면 확실히 체력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며 “기술도 중요하지만, 먼저 체력이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골프에 대한 애정과 꾸준한 몸 관리가 오늘의 안송이를 만들었다.
2010년 데뷔한 안송이는 이듬해 4월 KB금융그룹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고 15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 스폰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 사례는 안송이가 유일하다. KB금융 관계자는 “워낙 성실하고 후원사에 대한 태도도 한결같아 오랜 인연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안송이는 첫 우승을 데뷔 10년 만인 2019년 11월 ADT캡스챔피언십에서 했지만 두 번째 우승은 10개월 만인 2020년 9월 팬텀 클래식에서 해냈다. 올해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송이는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다고 한다. 메이저대회이자 후원사가 주최하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다. 안송이는 “처음엔 우승 기회가 와도 배짱이 없어서 떨다가 놓친 적이 많았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은퇴하기 전에 멋진 모습으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KLPGA투어에서도 손꼽히는 퍼팅 고수인 안송이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연습 그린에서 15m부터 10m, 5m, 1~2m 순으로 퍼팅을 10개씩 하고 나가면 큰 도움이 된다. 퍼팅 거리를 감에 의존하지 말고 5m 퍼트는 오른발 안쪽까지, 10m는 오른발 바깥쪽까지 같은 방식으로 디테일하게 정해 놓으면 일관성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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