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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처음 나선 호세 루이스 바예스테르. 1라운드 12번 홀에서 티샷을 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작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꿈의 무대’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처음 나선 호세 루이스 바예스테르(스페인)는 11일 마스터스 1라운드 도중 노상방뇨를 했다. 남 몰래 오줌을 눈다고 생각했지만 그를 발견한 관람객들은 환호성을 올리고 박수를 쳐주었다.


저스틴 토머스(왼쪽)가 2025 마스터스 1라운드 13번 홀에서 샷 실수를 하고 나서 그린 주변 꽃밭에서 동반 플레이어 스코티 셰플러와 함께 공을 찾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 그리고 전 세계랭킹 1위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와 동반 경기를 펼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13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려놓고는 쏜살같이 달려서 그린 앞 개울 속으로 들어갔다. ‘래의 개울(Rae’s Creek)’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개울은 코스 바깥에서 시작해 13번 홀을 거쳐 12번 홀과 11번 홀 그린 등 ‘아멘 코너’를 스쳐 지나간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13번 홀 그린 앞을 흐르는 래의 개울. /마스터스


오줌이 너무 마려웠던 그는 마침 토머스가 친 공이 나무 숲 있는 곳으로 날아가는 걸 보고는 쏜살 같이 개울 아래로 내려가 오줌을 누었다. 그는 “당시 너무너무 오줌이 마려웠다. 티박스 왼쪽에 화장실이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마침 토머스가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서 그리로 갔다”고 급박한 사정을 털어놓았다. “개울에 몰래 들어가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손뼉을 쳤다. 박수 소리가 하도 커서 웃기긴 했다. 크게 창피하지는 않았고 다음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넉살을 부렸다. 그는 이날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73위에 자리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는 이른바 포티(potty)라고 불리는 이동식 화장실이 없다. 코스 입장 때 핸드폰을 휴대할 수 없다는 충격에 이어 두 번째 당혹감이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코스에는 화장실이 8군데 설치되어 있다. 임시 시설물이 아니라 고정된 시설물이다. 홀의 외곽 쪽 조용한 숲속 입구에 마련돼 있다.


다만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의 화장실이나 특별히 설치된 화장실용 트레일러를 사용할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한 화장실마다 긴 줄이 늘어서지만 원활하게 정리된다. 화장실마다 공간이 충분한데다 줄이 길어지면 전담 요원이 ‘화장실’이라고 쓴 팻말을 들고 새로 줄이 시작될 지점에 선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새로 줄을 서려는 이들은 그 팻말 앞에 서면 된다. 줄이 줄어들면 팻말을 든 요원도 따라서 이동하면서 줄에 합류하는 새 지점을 알려 준다. 참으로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선수들이 눈에 안띄게 급한 볼일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들은 있긴 하다.


자연친화적인 해우소로는 11번 홀 티잉구역 뒤를 활용할 수 있다. 갤러리들은 경사가 가파르기에 좀처럼 선수를 따라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지켜보는 눈이 없다고 한다. 또 한 군데가 바로 갤러리들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13번 홀 티잉 구역 뒤쪽이다. 전통과 에티켓을 중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관람객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들이다.


사실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다보면 해우를 할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해도 자연친화적으로 코스 속에서 근심을 해소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프리 샷 루틴처럼 급하기 전에 미리미리 해우해서 선수들은 플레이에 몰입하고 관람객은 관전에 집중할 일이다.


2023년 마스터스 우승자인 욘 람(스페인)은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2023년 12월에 PGA 투어를 떠나 LIV 골프로 소속을 옮겼다. 마스터스 우승자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명예 회원이 됨과 동시에 마스터스의 평생 출전권을 받는다. PGA 투어에서는 욘 람을 제명시켰지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을 획득하자마자 LIV로 옮겼다는 비난이 있었다. 오비이락이다.


욘 람은 PGA 투어에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이동식 화장실이 많이 설치되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선수 전용 포티는 이동 동선을 따라 설치된다. PGA 투어 코스에서는 갤러리에게 술을 판다. 시원한 맥주는 인기 상품이다. 이동식 화장실에 대한 수요도 넘친다.


가장 많은 이동식 화장실이 설치된 대회장은 아마도 WM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 TPC 스코츠데일 스타디움 코스일 것이다. 입구에서부터 수십 개의 포티가 일렬로 설치돼 장관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해방구의 중심인 16번 홀 주변에는 수십 개의 포티가 설치돼 있지만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붐볐다. 2만석의 좌석이 설치된 콜로세움 파3 홀에서는 맥주를 마시며 고래고래 소리치며 응원한다. 해방감을 느끼려면 술이 필요하고, 술 취한 갤러리를 위해서는 포티가 곳곳에 포진해야 한다.


<펀집자 주>


국내 골프 규칙의 대표적 전문가인 최진하 박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경기위원장을 지냈다. 용인대 대학원에서 ‘골프 규칙의 진화 과정에 관한 연구–형평성 이념(equity)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 R&A와 미국 USGA(미국골프협회)의 레프리 스쿨을 모두 이수하고 두 기관으로부터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최진하 박사와의 골프 피크닉’이란 이름의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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