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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콜린 모리카와(오른쪽)가 아내 캐서린 주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PGA투어

“골프를 진정으로 즐기고 존중하는 팬을 위해 골프의 성장과 글로벌화는 중요하다. 미국과 유럽의 라이더컵, 미국과 세계연합팀의 프레지던츠컵 그리고 올림픽은 다양한 국가의 팬에게 골프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런 대륙 대항전과 국제 대회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동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해마다 일본에서 열리는 조조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것이다. 일본계 혈통인 나에게 보내주는 응원에 팬의 따뜻한 사랑을 깊게 느낀다.”

메이저 2승 포함 미국프로골프(PGA)투어 6승에 빛나는 콜린 모리카와(27·미국)는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일본 지바현 아코디아 골프 나라시노 컨트리클럽(파70·7079야드)에서 열린 조조 챔피언십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22일 일본 지바현 아코디아 골프 나라시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조조 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 잡아내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6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부진을 딛고 2년 3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모리카와는 미국 LA에서 나고 자랐으며 그의 증조부모가 일본에서 미국에 이민했고 어머니는 중국계다. 모리카와의 이야기를 PGA투어를 통해 들어보았다. 

올림픽과 라이더컵 등을 보면 미국 선수라는 자긍심이 대단히 강해 보인다. 일본에서의 대회는 어떤 느낌인가.

“조조 챔피언십에서의 우승은 ‘모리카와’ 라는 성 덕분에 나에게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일본은 내가 사랑하는 나라 중 하나이며 일본 팬과 소통할 기회가 있다는 점은 나에게 중요하고 고마운 일이다. 일본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 세계를 돌며 우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시합을 미국에서 하기 때문에 나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일본 팬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뜻깊은 경험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우승’이라는 버킷 리스트 꿈을 실현했고, 앞으로도 이런 성공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조조 챔피언십은 타이거 우즈의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함께 나의 1년 투어 스케줄 가운데 정말 기대하는 대회다.”

2년 3개월 만의 우승까지 힘겨운 과정을 겪었다.

“지난해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까지 2년 동안 우승이 없었기 때문에, 나와 팀은 상황을 한발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좋은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던 근본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기본부터 돌아보았다. 일본에서 파악한 몇가지 문제점을 개선하니 퍼터도 잘 들어가 줬고, 필요할 때 멋진 아이언 샷도 나와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이언 샷은 늘 강점이었다. 여전히 의지할 수 있는 내 게임의 한 부분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모리카와는 실패를 모르는 골퍼였다. 일반인과 큰 차이 없는 평범한 체격(175㎝·73㎏)이지만 치밀한 코스 준비와 경기를 이끌어가는 매니지먼트 능력이 발군이었다. 스마트 골프의 대명사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아이언 샷은 타이거 우즈 이후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우즈도 해내지 못한 일을 척척 해냈다. 2019년 프로 데뷔한 모리카와는 이듬해인 2020년 8월 처음 출전한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한 데 이어 1년도 채 되지 않은 2021년 7월 자신의 여덟 번째 메이저이자 처음 출전한 디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데뷔 우승’을 한 건 골프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1년 11월에는 유러피언투어 시즌 최종전인 DP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유러피언투어 포인트 랭킹 제도인 ‘레이스 투 두바이(미 PGA투어의 페덱스컵과 비슷한 시스템)’에서 미국 선수로는 처음 1위에 올랐다. 

UC 버클리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모리카와에게 골프는 투입과 산출이 똑 떨어지는 단순한 비즈니스 영역 같았다. 하지만 2021년 디오픈에서 PGA투어 통산 5승을 달성한 모리카와는 2021년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5타 차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섰다가 역전패를 당한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당시 우승했다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모리카와는 2023년 1월 새해 첫 대회인 PGA투어 ‘왕중왕전’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도 마지막 날 6타 차 선두로 나섰다가 역전패당했다. 

(좌)2023년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콜린 모리카와(오른쪽)가 캐디와 상의하고 있다. (우)2023년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콜린 모리카와. /사진 PGA투어

골프는 외로운 운동인가.


“투어 대회에 나서면 대단히 외롭다. 대학 시절부터 연인인 아내(캐서린 주)가 함께 있어 준 덕분에 새로운 도시를 여행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다음 라운드의 스트레스에 짓눌리지 않은 채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가족이 있고 아이들을 동반하는 선수가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렇게 스위치를 끌 수 있다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캐서린이 아니었다면 나도 24시간 내내 골프에만집중하면서 다음 라운드 걱정에 안절부절못했을지 모른다. 그렇게는 살 수 없다.”


모리카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공립학교인 라카냐다고교를 졸업하고 UC 버클리를 다녔다. 그는 대학에서 미국 대학의 우수 선수를 일컫는 ‘올 아메리칸’에 4년 내내 꼽혔다. 미국 아마추어 1위, 세계 아마추어 1위도 차지했다. 그러면서 2학년 가을에 미국의 3대 학부 비즈니스 스쿨로 꼽히는 UC 버클리의 하스 경영대학에 진학해 졸업했다. 


굳이 공부까지 ‘빡세게’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던 그는 “나는 골퍼로서 나만의 브랜드가 있다. PGA투어에서 벌어지는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 직접 개입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페퍼다인대 여자 골프팀 선수 출신인 캐서린 주와 사귀면서 골프 선수로서 겪기 쉬운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 캐디 J.J. 자코비치와 프로 데뷔 때부터 함께하고 있다.


“자코비치는 힘든 시기를 함께한 소중한 친구다. 그는 캐디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단순히 골프백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 곁에 있는 친구이자 멘토로서 의지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PGA투어 6승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자코비치는 모리카와의 백을 메기 직전 라이언 무어의 캐디로 7년간 일했다. 아마추어 시절 모리카와의 화려한 경력을 알고 있었던 그는 TV 중계를 보다가 모리카와의 에이전트에 먼저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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