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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코치는 골프다이제스트가 투어 선수와 동료 코치 설문 등을 바탕으로 선정하는 대한민국 베스트 교습가 1위(2020~2021)에 올랐고, 베스트 인터내셔널 코치 50명(2020)에도 뽑혔다. 서울 ‘아이언앤우드’에서 퍼팅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민학수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은퇴를 생각할 나이인 서른한 살에 3승을 거둔 배소현에게는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는 찬사가 따라붙는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LPGA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마지막 포인트를 채우고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을 포함해 올 시즌 LPGA투어 3승을 거둔 리디아 고(27)는 “동화 같은 일이 이어진다”며 감격했다.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만 15세 176일)을 세운 이효송은 “꿈만 같다”고 했다. 

골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우승 제조기’ ‘마법의 손’이라 불리는 이시우(43) 코치(빅 피쉬 골프 아카데미 원장)와 함께한다는 점이다. 리디아 고가 9월 22일(현지시각) LPGA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3승째를 거둔 것까지 이시우 코치와 함께하는 골퍼가 올해에만 13승을 거뒀다. 리디아 고 4승(LPGA투어 3승+파리 올림픽 금), 배소현(KLPGA투어 3승), 박현경(KLPGA투어 3승), 김민규(KPGA투어 2승), 이효송(JLPGA투어 1승) 등이다. 그가 코치를 시작한 2009년부터 따지면 주요 투어 58승째다. 

박세리를 비롯해 예전 세계 무대에 도전한 한국 선수 대부분은 미국 유명 코치를 찾아다녔다. 이제 그 흐름이 바뀌었다. 오히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국 코치에게 배우러 온다. 이시우 코치는 이런 K코칭 흐름을 연 개척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현대카드가 프리미엄 고객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아이언앤우드’에서도 활동한다. 아이언앤우드에서 그를 만났다. 

리디아 고는 천재 골프 소녀로 유명했다.

“리디아 고는 무던한 성격이지만 골프에서는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디테일하다. 질문이 다르다. ‘벙커샷을 하면 공이 그린에 떨어지고 두 번 튕기고서 공을 세우고 싶은데 어떻게 치면 좋은가?’ 라고 묻는다. 라운드를 평가하고 정리하는 방법도 다르다. 퍼팅이 안 떨어져 2언더파 점수로 라운드를 마쳤다고 한다면, 리디아 고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짧은 퍼팅이 잘 안돼서 점수를 더 줄이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샷의 감이 좋았다. 짧은 퍼팅 성공률을 높이면 내일 더 좋은 라운드를 할 것 같다. 짧은 퍼팅 연습을 하고 싶다. 이렇게 라운드와 대회 전반을 매니지먼트(경기 운영) 관점에서 바라본다. 대부분 반대로 이야기한다. 샷의 감은 좋았는데 짧은 퍼팅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 회로가 돌아가면 퍼팅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 다음 라운드에 더 큰 영향을 준다.” 

긴 슬럼프 후 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계약하고 코치를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겨울부터다. 사실 인연은 더 오래됐다. 리디아 고의 남편인 정준씨를 소개해줬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리디아 고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했는데 두 사람 성격이 잘 맞아서 결혼까지 좋은 인연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022년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원포인트 레슨을 부탁해서 함께했는데 그때 우승했다. 리디아 고는 티샷만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파를 만들 수 있다고 할 정도로 트러블샷과 쇼트게임에 자신이 있다. 그래서 중심축을 고정하고 일관성 있게 한쪽으로 칠 수 있도록 페이드 구질을 다듬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짧은 훅 라인 퍼트 실수가 있다고 해서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최근 세 번째 우승 때는 내가 한 게 없다. 리디아 고가 자신감을 되찾았다.” 

배소현에게 웨지샷 레슨을 하고 있다. /민학수 기자

김수지와 훈련 장면. /이시우 코치

고진영(왼쪽), 리디아 고와 기념 사진. /이시우 코치

파리 올림픽 출전하기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디아 고(왼쪽), 리디아 고의 남편 정준씨와 함께. /이시우 코치

배소현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캐디와 이 코치 셋이 함께 풀에 뛰어드는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

“배소현이 이런 순간을 위해 얼마나 힘든시간을 보내고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기에 나도 흥분했고 정말 기뻤다. 배소현은 2017년 여름 고진영이 우리 팀에 들어오고 한 두 달 지나고 합류했다. 그때는 2부 투어에서 뛰는 시간이 많았기에 자신감이 없었다. 1부 투어에 있어도 늘 시드전 걱정을 했다. 당시 우리 팀에서 우승을 못 한 선수가 거의 혼자였을 것이다. 그래도 동료를 배려하고 골프를 잘하고 싶은 열정이 대단해서 오래 함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소현과 리디아 고는 경력이 전혀 다르지만, 골프에 대한 열정과 인간미에서는 공통점이 많다. 선수와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기 위해 보통 식사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배소현은 막내 여동생 같다는 생각을 한다. 국가대표 코치를 지낸 배소현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는 내 아내와 함께 셋이서 식사하기도 한다.”

선수 시절에는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삼류 선수였다. 20대 중반까지 선수로 끝장을 보겠다고 생각했지만 군대 갔다 와서 시드전에서 떨어졌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건 다해서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컸다. KPGA 2부 투어를 뛰던 2008년, 호주로 전지훈련을 갔다가 선수 대신 코치로 등록했다. 멀리 보자는 생각을 하고 호주의 아카데미 시스템을 경험했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와 집 근처 지하의 실내 연습장에서 레슨을 시작했다.” 

지명도가 낮았을 것 같다.  

“실내 연습장에서 일하던 시절 오전과 오후로 나눠 두 곳을 번갈아 뛰며 1년 반을 레슨만 했다. 하루에 20~30명씩 가르쳤다. 지인들과 연락도 다 끊고 아마추어 레슨과 레슨 공부만 팠다. 다양한 유형의 골퍼를 가르치면서 골퍼의 특징을 파악하는 눈이 길러졌다. 골프 채널 레슨 프로그램에도 지원해 합격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레슨받은 출연자들끼리 경쟁하는 포맷의 방송도 있었는데 거기서 한 출연자를 우승시키면서 인정받았다. 기회가 기회를 만들었고 레슨을 꾸준히 하면서 그런 기회를 잡았다.” 

고진영을 지도하면서 유명해졌다.

“KLPGA투어 선수를 가르친 건 2017년 고진영이 처음이었다. 레슨 후 두 번째 대회에서 바로 우승을 거두고, 그해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미국 진출 꿈을 이뤘고, 세계 1위까지 올랐다. 의지가 남다른 선수다” 

고진영은 이시우 코치와 두 번 헤어졌지만, 그때마다 “원하는 성적을 올리고 싶다”며 다시 합류해서 함께하고 있다.

지도자 철학이 있다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정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지킨다. 광고 촬영이나 다른 일정으로 지속적으로 훈련에 참가할수 없다면 같이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선수에게 꼭 갖춰야 할 능력이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한다. 지금 함께하는 프로 선수가 12명이지만 선수만 가능하다고 하면 오전 4시부터 레슨을 한다. 나도 기회 있을 때마다 PGA투어와 LPGA투어 대회에서 선수들과 코치들이 무엇을 하는지 늘 배우고 공부한다. 현대캐피탈 배구단을 보고 감동한 적이 있다. 선수들이 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골프단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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