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골프장에서는 라운드를 희망하는 골퍼에게 공인핸디캡 제시를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인 기관의 핸디캡 인덱스가 없으면 라운드 예약이 안 되거나 특정 티잉 구역 사용에 제한을 받는다. 특히 2020년 월드핸디캡시스템이 공식 시행되면서 이 같은 경향이 일반화하고 있다.
한국의 핸디캡 시스템을 담당하는 대한골프협회 안형국 차장은 “핸디캡 인덱스 발급 절차는 간단하기 때문에 미리 해두면 해외 라운드 기회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인핸디캡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보는 세 번째 시간을 갖는다.
골프장에서 왜 골퍼 핸디캡을 확인하나.
“핸디캡은 골퍼의 기본 소양이며 골프를 얼마나 잘하는지 알려주는 척도이다. 골프장을 방문하는 골퍼가 어떤 수준의 골퍼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핸디캡이 10.0 이하인 골퍼라면 희망하는 티잉 구역에서 라운드할 수 있도록 사용 티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도 있다.
사용 티를 핸디캡에 따라 선택할 권한을 부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속도(라운드 소요 시간)와 밀접한 연관이 있고 당일 전체 라운드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 속도가 저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실력에 맞지 않는 티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데, 핸디캡이 안 좋은 골퍼가 무리하게 백 티를 사용할 경우 그런 경우가 발생된다.”
핸디캡은 어떻게 받나.
“핸디캡 산정은 각국 골프 중앙 단체에서 시행한다. 전 세계 골프를 관장하는 R&A(영국왕립골프협회)와 USGA(미국골프협회)는 2020년 월드핸디캡시스템을 시행하면서 핸디캡 공식을 일원화했다. 대한골프협회는 일반 골퍼도 쉽게 핸디캡을 받을 수 있도록 2023년부터 네이버, 스마트 스코어와 핸디캡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 스코어는 KGA의 공식 핸디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동시에 골퍼의 스코어를 관리하고 있다. 처음 핸디캡을 발급받고 싶은 경우 스마트 스코어 앱을 다운받아 무료 회원 가입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스마트 스코어 앱에서 ‘스코어 메뉴’의 ‘공인핸디캡’ 기능을 이용해 코스레이팅이 시행된 골프장의 라운드 스코어를 최소 세 개 이상 입력하면 된다. 스마트 스코어와 제휴가 안 된 골프장 스코어라도 골퍼의 라운드 스코어를 사진 촬영하여 입력하면 그 스코어 역시 공인 스코어로 관리된다. 세 개 이상의 스코어가 입력되면 그날 밤 12시 이후 자동으로 핸디캡이 계산돼 확인이 가능하다. 스마트 스코어의 공인핸디캡을 통해서 스코어 입력이 가능하지만 핸디캡 산정 결과 확인 및 공인핸디캡 발급은 네이버 ‘My 골프’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핸디캡을 종이카드 또는 인증서 형태로 발급하지 않고 디지털화된 공인핸디캡 형태로 발급하고 있다.”
핸디캡이 좋지 않으면 라운드할 수 없나.
“핸디캡이 좋지 않아 희망하는 골프장에서 라운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핸디캡을 가지고 올바른 사용 티를 선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동시에 본인의 핸디캡에 맞게 라운드를 할 때 더욱 즐거운 골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목표 스코어’란 개념이 있다. 목표 스코어는 골퍼의 핸디캡을 코스의 난이도에 맞게 정하고, 난이도 요소를 합산함으로써 정해지는데, 방식은 다음과 같다. 핸디캡이 10.0인 골퍼가 화이트 티(코스 핸디캡 12)에서 라운드할 경우 최종 목표 스코어를 85타로 정하여 라운드할 수 있는데 만약 85타 이하의 스코어를 기록했다면 본인의 핸디캡 플레이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대회 출전 위해 꼭 핸디캡이 있어야 하나.
“대한골프협회에서 운영하는 모든 대회에는 기본적으로 핸디캡을 확인한다. 골퍼의 기본 소양을 확인하는 과정인 동시에 참가자의 입증된 골프 실력을 가늠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한국오픈에는 프로를 제외한 아마추어의 경우 핸디캡 1.4 이하를 제출해야 참가할 수 있다(한국여자오픈 2.4 이하). 또한 핸디캡을 조 편성 기본 정보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참가자들 간의 실력 편차를 해소해 준다든지,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참가자들을 한 조로 편성하지 않기 위함이다.”
메이저리거 출신 박찬호가 국내 프로 대회에 출전할 때 제출한 핸디캡은.
“2021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대회 참가를 위해 박찬호가 본인의 핸디캡 증명을 KGA에 요청한 적이 있다(‘KPGA대회의 추천 자격 중 핸디캡 3.0 이하인 아마추어’ 조건). 당시 KGA의 핸디캡 프로그램은 미국골프협회의 GHIN을 사용했기 때문에 박찬호가 미국에서 라운드한 스코어 정보를 포함한 핸디캡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박찬호의 핸디캡은 1점대 중반으로 확인이 되었고 이를 박찬호에게 발급, 결국 대회 참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핸디캡 규칙에선 경기 속도를 위해 '추정 스코어'와 '네트 더블 보기' 개념을 사용한다.
“추정 스코어란 그 홀의 결과(매치플레이의 경우)가 이미 결정된 경우에 한하여 상황에 맞게 볼을 집어 올리며 스코어를 기록하는 방식을 말한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이미 친 타수에 그 홀을 끝내는 데 필요로 할 것으로 추정되는 타수를 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과 홀 매치를 하는데 자신은 파 4홀에서 3m 더블 보기 퍼트를 남긴 반면 상대는 5타 만에 보기로 홀 아웃했다면 결과는 끝난 셈이다. 이럴 경우 퍼트 난이도와 골퍼의 실력을 감안해 2타 내지 3타를 더해 계산하는 방식이다. 물론 공식 시합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핸디캡 규칙 개념이다. 추정 스코어 개념을 적극 활용하면 경기 속도 유지는 물론 실력에 맞는 스코어 계산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핸디캡 산정에도 유익한 방법이다.
‘네트 더블 보기’는 우리나라의 양파(더블파)와 비슷하다. 홀별 최대 스코어를 넘어갈 경우 그 스코어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네트 더블 보기도 핸디캡 인덱스를 산정하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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