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의 올댓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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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챔피언십 최종일에 티샷을 하는 잰더 쇼플리. 사진 PGA투어

잰더 쇼플리(31·미국)는 5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발할라 골프클럽(파71·7609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850만달러)에서 4대 메이저 대회 사상 최다 언더파 신기록인 21언더파 263타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대회 마지막 72번째 홀인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2위 브라이슨 디섐보(31· 미국)를 1타 차로 제쳤다. 기다리던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자 PGA투어 통산 8승째였다. 

PGA투어를 통해 쇼플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잰더 쇼플리(왼쪽부터 삼촌 가오 야 첸, 동생 니코, 잰더 쇼플리, 아내 마야). 사진 PGA투어
가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잰더 쇼플리(왼쪽부터 삼촌 가오 야 첸, 동생 니코, 잰더 쇼플리, 아내 마야). 사진 PGA투어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버디 퍼트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18번 그린에 올라가면서 꽤 긴장했다. 처음에는 약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경사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린에서 계속 라인을 살펴보니, 이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라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속으로 ‘내가 원하는 위닝 퍼트는 이게 아닌데, 쉽지 않은 퍼트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운이 좋게도 오르막이었고 1.8m 정도였다. 그래서 그냥 똑바로 치기로 결심했다. 공은 약간 왼쪽을 향했고, 컵 왼쪽 면을 타기 시작했다. 솔직히 공이 들어가는 장면은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하늘을 올려다보며 안도할 수 있었다. 스코어 접수를 위해 앉자,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다. 공격 위주의 경기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였는데.


“2~3타 줄이면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10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나서 11번 홀과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것은 정말 엄청난 순간이었다. 맞서 싸우면서 부담감을 이겨내려고 했다. 흐름을 가져와야 하는 순간이 있는데, 이번에는 아이언 샷으로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이전에는 경기 중 이러한 흐름을 가져오는 순간을 느껴보지 못했다.” 


첫 메이저 우승이다. 어떤 느낌인가.


“정말 감격스럽다. 여러 감정이 교차하지만, 의심의 여지 없이 행복한 마음이 가장 크다.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이 기쁨을 누리고 싶다. 나는 긍정적으로 이끌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스스로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면 결국 노력의 결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꾸준히 그렇게 해왔다. 인내심과 자신감을 잃지 않고 하다 보니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승 후에 부모님과 통화하는 잰더 쇼플리. 사진 PGA투어

잰더 쇼플리 아버지 슈테판은 독일 10종 경기 대표 출신이다. 팀 훈련 캠프로 가던 중 교통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으면서 올림픽 꿈을 접었다. 하지만 클럽 프로로 활동하며 아들을 PGA투어 선수로 키워냈다. 쇼플리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아버지 한을 풀었다. 


우승 후 아버지와 통화했다.


“시상식 전에 전화를 했는데. 아버지가 울먹거리기 시작하는 바람에 나도 감정이 복받쳐서 금방 전화를 끊어야 했다. 아버지는 대회 내내 감동적인 문자를 보냈다. 3라운드가 끝난 토요일 밤에는 독일어로 문자를 보내줘서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꾸준한 물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다(Steter Tropfen höhlt den Stein)’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어릴 적 책을 많이 읽어서 좋은 글을 많이 안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 적부터 ‘헌신하고(commit) 실행하고(execute) 수용하라(accept)’는 삶의 모토를 심어줬다. 아버지는 내게 골프를 가르쳐준 스윙 코치이자 평생의 멘토다. 좋은 부모라면 누구나 바라는 자녀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정말 헌신하는 아버지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잰더 쇼플리. 사진 PGA투어
그는 ‘준우승 전문’이란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있다. 지금까지 175개 대회에서 우승 8번, 준우승 14번, 3위 9번, 5위 이내 43번이었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2018년 디오픈과 2019년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마스터스는 타이거 우즈가 부활의 우승을 차지했던 그 대회다. PGA챔피언십이 열리기 직전에는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에게 역전패를 당해 2위로 대회를 마치기도 했다.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을 텐데.


“가족과 친구들은 내 고집스러운 성격을 잘 안다. 우승이 없을 때도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아쉬운 순간마다 자신을 탓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나보다 누군가가 조금 더 노력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고, 더 많은 시도와 경험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전과 다르게 끝까지 어려운 고비를 이겨낸 내가 자랑스럽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어서 더 감격스럽다.”


고마운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번 우승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다. 올해부터 내 에이전트로서 함께해준 삼촌과 전문 요리사는 아니지만, 항상 음식을 해주는 동생 니코에게 고맙다. 이제 막 약혼했는데, 앞으로도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인생의 큰 존재인 아내 마야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마야는 늘 한결같은 버팀목 같은 존재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다. 새로운 스윙 코치인 크리스 코모는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었다. 부족한 부분을 섬세히 잘 가르쳐준다. 크리스와 함께 연습하면서 아버지도 조금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버지와 나는 크리스를 많이 신뢰하고 의지하고 있다. 이 모두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위해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


골프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에게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해주려 한다. 지금까지도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았다. 충분한 믿음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대회 기간 내내 온종일 인내심을 갖고 리더보드를 바라보며 경기했다. 예전에는 리더보드를 후반 홀에 들어가기 전에는 보지 않으려고 했다. 이번에는 최종 라운드 내내 계속 보았다. 정확한 위치를 알고 싶었고,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인생을 등산에 비유했다.


“우리 모두 거대한 산을 오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산 정상에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은 했지만, 아직 스코티를 따라잡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나는 아직 산 정상을 향해 등반 중이다. 언젠가는 나도 산 정상에 올라서 맥주 한 캔 마시면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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