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에서 졌다고 ‘내가 망쳤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남은 시즌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
김주형(2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에서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와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임성재(26)는 공동 3위(20언더파 260타), 김시우는 공동 31위(10언더파 270타)로 마쳤다.
김주형은 24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 TPC 리버 하이랜즈(파70)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22언더파 258타를 기록했다. 셰플러가 이날 버디 5개를 잡아내 5타를 줄이며 동률을 기록했다. 18번 홀(파4·431야드)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김주형은 드라이버로 321야드를 날려 홀까지 110야드를 남겨 놓았다. 3번 우드로 티샷한 셰플러는 280야드를 보내 홀까지 152야드가 남았다. 먼저 두 번째 샷을 한 셰플러는 볼을 홀 2m에 붙여 2퍼트로 파를 잡았다. 하지만 김주형은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트렸고, 모래에 묻힌 볼을 친 벙커샷이 홀을 8m 지나쳐 보기로 이어졌다.
이로써 셰플러는 1962년 아널드 파머 이후 62년 만에 7월 이전에 6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또 2009년 타이거 우즈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6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 360만달러(약 50억원)를 받아 시즌 상금 2769만달러(약 385억원)로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김주형의 준우승 상금은 216만달러(약 30억원)다. 김주형과 셰플러는 텍사스 댈러스 같은 동네에 살고 같은 교회에 다니며 성경 공부도 함께 하는 절친 사이이다. 나이는 셰플러가 여섯 살 많지만 생일(6월 21일)도 같다. 이번 대회 2라운드를 마치고 대회장 근처 피자 가게에서 함께 생일 파티를 했다.
3라운드까지 1위를 달려 투어 4승에 도전했던 김주형은 “셰플러 같은 선수와 경쟁하려면 정말 잘 쳐야 한다”며 “이번 대회 보기 2개가 모두 3퍼트로 나왔는데 이런 큰 대회에서는 작은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장엔 환경운동가 5명이 연막탄을 뿌리며 난입하는 바람에 경기가 중단되는 소동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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