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라는 드래곤(용)을 사냥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셰플러는 멋진 사람이고 뛰어난 골퍼다. 그와 함께 한 라운드는 정말 행복했다.”
남자골프 세계 랭킹 71위 슈테판 예거(35·독일)가 3주 연속 우승을 노리던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를 제치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성 ‘예거(Jaeger)’는 독일어로 사냥꾼이란 의미다.
예거는 1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 코스(파70)에서 열린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예거는 1타차 공동 2위인 셰플러, 토니 피나우, 테일러 무어(이상 미국), 알레한드로 토스티(아르헨티나), 토마스 데트리(벨기에) 등 5명을 따돌리고 상금 163만 8000 달러(약 22억 원)를 받았다. 11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출전권과 이번 시즌 남아있는 4개의 특급 대회 출전권도 함께 손에 넣었다. 예거는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에서는 6승을 올렸지만 PGA 투어에서는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8년 PGA투어에 합류해 135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예거는 아내, 아이와 함께 트로피를 앞에 놓고 멋진 가족사진을 찎었다.
이번 대회는 예거와 셰플러 등 5명이 3라운드 공동 선두로 대접전을 벌였다. 예거는 이날 셰플러, 데이비드 스킨스(잉글랜드)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며 전반 9개 홀에서 3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고, 후반 9개 홀을 모두 파로 지키며 우승을 지켰다. 예거는 “후반 9홀이 워낙 어려운 홀들이어서 조심조심 경기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16번 홀(파5) 버디로 1타 차로 추격하고, 18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1.7m에 붙여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듯했지만 버디 퍼트가 홀 왼쪽으로 흘렀다.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3주 연속 우승 문턱에서 돌아섰다.
이날 4타를 줄인 김시우가 공동 17위(7언더파 273타)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경훈은 공동 31위(4언더파 276타), 김성현은 공동 45위(2언더파 278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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