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골프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VX가 4월부터 골프장을 상대로 예약 수수료를 받겠다고 통보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골프장 업계는 “수수료 부과는 결국 전체 골프장 이용 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 부담을 늘린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골프 예약 서비스 앱(애플리케이션)은 2019년 출시, 스마트스코어·골프존 등이 차지한 기존 예약 서비스 시장을 파고들면서 4년여 만에 회원이 172만명까지 늘고 제휴 골프장 수 349개, 중계 거래액 9000억원 등을 달성하는 등 급성장했다. 국내 600여 골프장 중 절반을 넘는 곳이 관계를 맺고 있고, 253개 대중 골프장은 90% 이상이 제휴하고 있다. 그동안 앱 이용자들에겐 유료 멤버십(월 9900원 등)을 이미 판매하고 있었지만 골프장들에겐 부담을 지우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공문을 보내 앞으로 일정 규모 수수료를 받겠다고 통보하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그래픽=박상훈카카오VX는 “플랫폼 시장 경영 악화로 적자(지난해 기준 100억원)가 쌓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방침을 알렸다. 수수료는 일정 비율(전체 결제 금액의 10~15%)이나 일정 금액(1인당 5000~9000원)을 받는 방식 중 고르게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대중골프장협회는 “카카오가 지난 4년간 골프장들에 무료로 제공하던 예약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면 그러지 않아도 최근 이용객이 줄어 수익 구조가 취약해진 지방 골프장들이 큰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협회가 조사한 바로는 이번 카카오 조치로 수도권 골프장(18홀 기준)에선 1억5000만~3억5000만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카카오 골프 앱은 뒤늦게 시장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무료 수수료 정책 덕에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 수수료를 받던 기존 골프 앱과 비교하면 무료라는 이점 때문에 수많은 골프장들이 카카오 골프 예약 건을 우선 처리했고 이런 과정을 통해 급성장할 수 있었다.
골프장들은 이 같은 카카오 변심에 맞서 자체 예약 시스템을 공동 운용하거나 무료 운영을 약속한 다른 예약 앱 이용을 안내하면서 타격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카카오 골프 앱 의존도가 높은 지방 대중 골프장들은 섣불리 카카오 골프를 차단했다가 이용자가 급감하는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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