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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이 2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LPGA투어/게티이미지

“캐디가 포도를 굉장히 좋아한다. 포도를 나눠 먹으면서 무슨 포도이고 어느 지역 포도인지 (골프 외)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오늘 티잉 구역을 많이 앞으로 당겨놓았다. 코스가 좁아져 걱정했지만 우승할 사람이면 공이 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경기했다.”

후반 9홀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로 6타를 줄이며 재역전 우승을 차지한 유해란(22)은 이렇게 말하며 감격했다. 유해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데뷔 첫 승리를 올렸다. 평소 낙천적이고 뚝심 있는 성격이란 말을 듣는 그가 침체기 한국 여자골프에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다.

유해란은 2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합계 19언더파 194타로 2위 린네아 스트룀(27·스웨덴)을 3타 차로 제쳤다. 유해란은 키 176㎝로 비교적 장신이지만 장타보다는 레이저 같은 정밀한 샷에 강점을 갖고 있다. 롱아이언으로 스핀을 걸어 그린에 공을 세우는 능력은 LPGA 투어에서도 정상급으로 통한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해란은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며 그동안 ‘에이스’ 고진영(28)의 활약에 의존하던 한국 여자골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분위기다. 유해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고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KL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둔 유해란은 지난해 LPGA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했다. 박세리(46·1997년), 안나린(28·2021년) 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일곱 번째 수석 합격자였다.

KLPGA 투어 대회 수와 상금이 커지면서 국내에 안주하려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해란의 도전은 골프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변화를 주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해 무조건 도전했고, 미국 가서 골프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시야를 넓히면 선수 생활을 오래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해란(왼쪽)이 2일 미국 아칸소주 피너클 컨트리클럽에서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 짓고 일본 선수 니시무라 유나의 축하를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하지만 미국 적응은 만만치 않았다. 유해란은 이 대회 전까지 톱10에 5차례 오르며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솔직히 힘들었다. 오늘 여기서 내 손으로 또 우승을 놓치면 너무 허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후반에는 계속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놓았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3라운드를 출발한 유해란은 전반 9홀에서 버디 1개, 보기 2개로 1타를 잃으며 흔들렸다. 전날까지 보기 없이 경기했지만 2번 홀(파5)과 5번 홀(파4)에서 보기를 했다. 경기 중반까지 김세영(30)을 비롯해 신지은(30), 스트룀이 선두 자리를 빼앗거나 위협했다. 하지만 유해란은 10·12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나서 14번 홀(파5)에서 2온, 1m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흐름을 가져왔다. 다시 1타 차 선두에 오른 유해란은 16번 홀(파4)에서 까다로운 4m 버디 퍼트에 성공하고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2온 2퍼트로 버디를 추가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세영과 신지은은 공동 3위(15언더파 198타)에 올랐다.

유해란은 LPGA 스무 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상금 34만5000달러(약 4억6000만원)도 받았다. 신인상 포인트 150점도 챙겨 775점으로 그레이스 김(호주·512점), 로즈 장(미국·358점) 등 경쟁자들을 큰 점수 차로 앞서고 있어 올해 신인상 수상이 유력하다. 한국은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 등 5년 연속 신인상을 휩쓸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통합 수여한 2020~2021년엔 패티 타와타나낏(24), 2022년 아타야 티띠꾼(20) 등 태국 선수에게 2년 연속 신인왕을 내준 바 있다. 유해란의 이번 우승으로 올해 한국 여자 골프는 세 번째 LPGA 투어 정상을 일궜다. 고진영이 3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3월)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두 차례 우승한 이후 5개월 만이다. LPGA 투어 무대를 호령하던 한국 여자 골프는 2019년만 해도 15승을 합작했지만 2021년 7승으로 줄더니 지난해엔 4승에 그쳤다. 2011년 3승 이후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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