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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을 통해 필 미켈슨의 도박 행각을 폭로한 빌리 월터스. /AP 연합뉴스

필 미켈슨. /AFP 연합뉴스

미국 골프 스타 필 미켈슨(53)이 지난 30년간 도박에 10억달러(약 1조3220억원)를 썼고 자신이 출전한 라이더컵(미국과 유럽 골프 대항전)에도 돈을 걸려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11일 미국 현지 언론들은 도박사 빌리 월터스가 오는 22일 출간 예정인 ‘갬블러: 위험한 삶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미켈슨의 도박 의혹을 상세히 밝혔다고 전했다. 미켈슨은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 6회, PGA(미프로골프)투어 45회 우승을 이룬 선수다.

월터스는 미켈슨이 도박으로 잃은 돈이 이전에 알려진 4000만달러가 아닌 1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월터스와 미켈슨은 2006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를 계기로 가까워지고서 2008년부터 5년간 도박 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터스는 미켈슨이 지난 30년간 도박판에 모두 10억달러를 걸고 1억달러 가까이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미켈슨은 2011∼2014년 축구·농구·야구 등 스포츠 도박을 7065차례 했으며 2011년 한 해에만 3154차례 베팅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특히 2012년 라이더컵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미켈슨이 자국 승리에 40만달러를 걸려 했다는 폭로도 포함됐다. 당시 미국은 대회 둘째 날까지 유럽팀에 승점 10-6으로 앞서다가 최종일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8승 1무 3패를 기록해 13.5대14.5로 역전패했다.

당시 그는 베팅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제정신이냐. 야구의 피트 로즈가 어떻게 됐는지 잊었나”라고 다그치자, 미켈슨은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안타 보유자(4256안타) 로즈는 자신이 사령탑으로 있던 미 프로야구(MLB) 신시내티 레즈를 대상으로 한 도박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야구계에서 영구 제명됐다. 월터스는 “미켈슨이 다른 곳에서 돈을 걸었는지는 모른다”며 “유럽이 극적 역전승을 거둔 ‘메디나의 기적’을 고려하면 그가 당시 정신을 차렸기를 바랄 뿐”이라고 적었다.

이에 미켈슨은 트위터를 통해 “라이더컵에 돈을 걸지 않았다. 내가 코스에서 내기를 즐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결코 경기의 본질을 훼손하진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도박 중독에 대해 솔직하게 밝혀왔고, 후회와 함께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며 치료에 전념해왔다”고 말했다.

월터스와 미켈슨의 관계는 2014년 주식 내부 거래 사건이 드러나면서 끝났다. 월터스는 당시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딸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 반면 미켈슨은 고소장에 이름이 올라갔지만, 주식 거래로 얻은 100만 달러 수익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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