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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이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열린 디오픈 최종 라운드 경기를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이언 하먼(미국)이 제 151회 디오픈에서 우승하고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쉴 새 없이 비가 쏟아진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선수들은 샷을 하거나 퍼팅을 할 때 모자를 돌려 쓰곤했다. 모자챙에 고인 빗물이 얼굴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 이렇게 모자를 돌려쓴 모습이 가장 어울린 선수는 여전히 앳된 얼굴인 김주형(21)이었다. 도저히 경기를 이어가기 힘들어 보일 정도로 비바람이 거세졌다 또 잠잠해지기를 반복하는 링크스코스에서 김주형은 오히려 궂은 날씨를 즐기는 아이처럼 경기를 풀어나갔고 가장 역사가 오랜 메이저 골프 대회에서 역대 한국인 최고 성적을 썼다.

남자 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총상금 1650만 달러)이 막을 내린 24일 영국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

김주형은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디오픈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차지한 브라이언 하먼(36·미국)에 이어 제이슨 데이(호주),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 욘 람(스페인)과 나란히 공동 2위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5타차 선두였던 하먼은 이날도 냉정한 플레이를 유지하며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더 줄여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6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키 170cm인 하먼은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 경기라는 중압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경기에 집중한 ‘작은 거인’이었다. 경기 초반 2개의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스코어를 잃으면 곧바로 만회하는 담대한 플레이를 펼쳤다. 하먼은 PGA투어에서 12년간 2승을 기록하다 이날 340 경기 만에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 2013년 필 미켈슨(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디오픈을 우승한 왼손잡이 골퍼가 됐다.

김주형의 공동 2위는 2007년 최경주가 기록했던 디오픈 역대 한국인 최고 성적인 공동 8위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3언더파 공동 11위로 3라운드를 마친 김주형은 특히 비바람이 거셌던 1·2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4번 홀(파4)에서 버디로 반격에 나서 5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 타수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김주형은 9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데 이어 11번 홀(파4)과 15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아냈다.

김주형은 1라운드를 마친 뒤 숙소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친 악조건 속에서도 메이저 대회 준우승 성과를 냈다. 김주형은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낸 세 번째 한국인 남자 선수가 됐다.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이 아시아 선수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이 됐고, 임성재가 2020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US오픈에서는 양용은이 2011년 공동 3위를 한 것이 한국 선수의 최고 성적이다.

김주형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스타로 떠올랐다. 올해는 US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오른 데 이어 디오픈에서도 공동 2위로 메이저대회 연속 톱10에 올라 정상급 기량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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