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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데이


제이슨 데이(36·호주)의 ‘캐디 빕(Caddie bib·캐디가 입는 상의 덧옷)’에는 ‘아데닐(Adenil)’이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지난해 3월 65세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아데닐 데닝 데이다.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인 14일(현지 시각)을 맞아 효심(孝心)이 깊은 데이가 어머니를 추모하며 경기에 나선 것이다. 같은 조에서 함께 경기한 김시우(28)가 이날 8타를 줄이며 우승에 도전했지만, 데이가 9타를 줄이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누가 와도 이날은 데이를 이길 수 없었을 것 같다. 세계 1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빈틈없는 경기력에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 빛났다.


잦은 허리 부상과 그를 골퍼로 키워준 어머니의 죽음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전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가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시즌 2승째에 도전하던 김시우는 아쉽게 1타차 공동 2위를 차지했다. PGA투어 통산 4승을 올린 김시우는 준우승도 이번이 네 번째다.


데이는 15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뽑아내며 합계 23언더파 261타를 기록, 2018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 이후 5년 만에 다시 정상(통산 13승)에 올랐다. 이 대회는 2010년 데이가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던 인연이 있다. 데이는 2015년 5승, 2016년 3승을 거두며 세계 1위에 올라 타이거 우즈(48)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데이는 어린 시절 우즈가 쓴 책을 읽으며 꿈을 키운 ‘타이거 키즈’다.


제이슨 데이가 15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하고 나서 아내와 입맞춤하고 있다. 아내는 5개월 후 다섯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AFP 연합뉴스


데이는 아일랜드 출신 이주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쓰레기장에서 주워다 준 아이언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가난한 살림에 술주정을 하던 아버지였지만 데이가 여섯 살 때 골프장 회원으로 등록시켜줄 정도로 아들을 사랑했다. 데이는 12세 때 아버지를 잃은 뒤 알코올 중독에 빠지며 어두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런 데이가 최고 골퍼가 될 수 있었던 건 필리핀에서 건너와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헌신한 어머니 덕분이었다. 필리핀계인 데이 어머니는 집을 팔아 데이를 골프 코스가 있는 기숙학교에 입학시키며 성원했다. 2017년 폐암 진단으로 12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나 데이가 극진하게 보살펴 3년 넘게 더 삶을 이어가다 지난해 별세했다. 데이는 우승을 확정 짓고는 울먹이며 “어머니도 하늘 나라에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우승을 어머니에게 바쳤다.


데이는 3라운드까지 김시우,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나란히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 4위였다. 데이는 전반 4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에 나섰고, 후반에도 12번홀(파4) 칩인 버디 등 5타를 더 줄였다. 데이가 조금만 흔들렸어도 김시우가 역전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데이는 18번홀(파5)에서 티샷이 러프로 들어갔지만 두 번째 샷을 안전하게 페어웨이로 레이업한 뒤 홀까지 80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홀 30cm에 붙여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디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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