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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대회 연습 라운드에서 미국의 더스틴 존슨이 파3 1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12번홀은 평소에도 시시각각 바람 방향과 세기가 달라지는 곳이다. 잘 모르겠다 싶으면 차라리 그린 앞쪽 벙커를 향해 치겠다.”


저스틴 토머스(30·미국)는 6일 밤 9시(한국 시각)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앞두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3홀 중 하나로 꼽히는 12번홀(155야드) 전략을 이렇게 밝혔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4일 많은 선수가 이 홀에서 다양한 거리를 재며 연습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강풍을 동반한 비가 예보되면서 실제 거리보다 턱없이 짧거나 길게 공이 나가는 등 상황이 벌어질 것을 염두에 둔 듯했다.



마스터스가 밝힌 기상 예보에 따르면 1라운드 시속 7~14마일, 2라운드 시속 25마일, 3라운드 시속 25마일, 4라운드 20마일 바람이 예상된다. 25마일(40㎞)이면 사람이 바람을 향해 걸어가기 힘든 수준이다. 강수 확률은 1라운드 40%, 2라운드 70%, 3라운드 90%, 4라운드 50%. 기온도 3·4라운드 최저기온이 9도까지 떨어진다. 풍속, 강수 확률, 기온이 모두 주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 한다. 이런 날씨면 모든 홀이 어려워지지만 12번홀은 더 그렇다.

인디언 무덤이 있던 자리라 그린 앞 실개천이 공을 수없이 삼킨다는 미신까지 도는 12번홀은 그해 마스터스 챔피언에 대한 ‘신탁(神託)’이 이뤄지는 곳으로 통한다. 홀인원이나 버디를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타수를 잃지 말고 살아서 빠져나와야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201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할 때, 경쟁자였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브룩스 켑카(미국), 토니 피나우(미국)는 티샷을 물에 빠트리면서 우승 꿈도 물속으로 놓치고 말았다. 당시 우즈는 깃대가 꽂힌 오른쪽 구석 홀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무조건 한가운데 ‘안전빵’ 샷을 날려 파를 지켰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그도 이곳에선 체면이고 뭐고 살고 봐야 한다는 걸 안다. 이런 우즈도 불과 한 해 뒤인 2020년 세 차례나 공을 물에 빠트리며 기준 타수(파3)보다 7타를 더 치는 ‘셉튜플(septuple) 보기’로 자신의 한 홀 최악 기록을 남겼다.

4월 5일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한 한국의 이경훈이 캐빈 나(왼쪽)와 김시우가 지켜보는 가운데 파3 콘테스트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추어 골퍼도 7번이나 8번 아이언을 들고 파에 도전해볼 만한 155야드 길이 파3홀인데 왜 그리 어려운 걸까. 우선 땅콩을 옆으로 놓은 것처럼 그린 위아래 폭이 좁다. 거리가 짧으면 실개천이고, 거리가 길면 뒤편 벙커나 화단이다. 탄착점이 좁은데 바람의 심술이 장난이 아니다. 골프장에서 가장 낮은 지역에 있는 12번홀은 순식간에 바람 방향이 바뀌고 세기가 달라진다. 같은 조에서 치던 한 선수가 9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다음 선수는 4번 아이언을 잡아야 할 때도 있다. 이날 연습 라운드를 돈 이경훈은 “지난해 2라운드 때 시속 20마일이 넘는 강풍 속에서 여러 선수가 참사를 당했다”며 “정말 공을 그린에 세울 상황이 아니라면 그린 앞 벙커를 노리고 치는 게 상책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번홀은 평균 3.233타로 18개 홀 중 여섯째(공동 6위)로 어려운 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승부의 중압감이 가중되는 4라운드 때는 난도(難度) 2위였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매 홀 꽃 이름을 붙인 애칭이 유명하다. 12번홀은 개나리. 영어로는 골든벨(Golden Bell)이다. 과연 누가 올해 마스터스 ‘골든 벨’을 울릴 것인가. 6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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