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가 될까 말까 한 커트 기타야마(30·미국)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고교 시절 농구 선수로 활약할 때 ‘골리앗 잡는 다윗’으로 유명했다.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던 그는 190㎝ 넘는 선수들과 상대하면서도 팀을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결승전에서 무려 31점과 6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승부에 강했다.
이런 기타야마의 기질이 6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에서도 빛을 발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기타야마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스코티 셰플러, 패트릭 캔틀레이,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의 집요한 추격을 받았고, 9번 홀(파4)에서 티샷 OB를 내고 트리플 보기를 하며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10번 홀부터 파행진을 벌이며 매킬로이 등과 공동 선두를 유지하다 17번 홀(파3)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4m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기타야마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 트리플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17번 홀 버디에 힘입어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매킬로이와 해리스 잉글리시(미국·8언더파 280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라 우승 트로피와 상금 360만달러(약 47억원)를 거머쥐었다.
고교 시절 농구와 골프를 병행한 기타야마는 아시안 투어를 거쳐 유럽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뒤 2021년 PGA 2부 투어 파이널을 통과해 1부 시드를 얻었다. PGA투어 50번째 경기였던 이번 대회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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