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호(34) 프로의 아내 캐디 김유정(30)씨가 멋진 자세로 시원하게 스윙을 했지만, 공은 바닥에 낮게 깔리며 훅(오른손잡이 기준 왼쪽으로 크게 휘는 샷)이 났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아내를 향해 양 프로는 웃으며 “막 골프를 시작한 ‘골린이’들에게 제일 많이 나오는 샷이고 쉽게 해결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위로했다.
이렇게 공이 제대로 뜨지 못하고 땅에 깔리는 샷을 마치 뱀이 풀 위로 미끄러져 다니는 것 같다고 뱀 샷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스윙을 속성으로 배우고 필드에 나선 주말골퍼들을 가장 난처하게 만드는 게 바로 뱀 샷이다. 아무리 ‘용’을 써도 공이 뜨지 않고 결국 자신감을 잃게 된다.
양 프로는 이렇게 설명했다. “뱀 샷이 나오는 건 클럽 헤드 아랫부분이 공의 윗부분을 치기 때문이다. 어드레스 때보다 손의 위치가 높아졌기 때문인데 따져 보면 결국 샷 결과가 궁금한 나머지 일찍 머리를 들어서 생기는 일이다.”
이렇게 헤드업 습관으로 고민하다 골프화 윗면에 ‘고들개(고개 들면 개××)’라고 적어 놓고 공을 치던 주말골퍼도 있었다. 그러자 아내 김씨는 “내 공이 어디로 갈지 궁금한 건 당연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양 프로는 웃으며 “골프는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운동인데 위아래로 흔들리면 샷의 기준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그럼 공이 어디로 날아갈지 궁금한 본능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양 프로의 설명이다. “머리를 들면 금세 알 수 있도록 어드레스를 한 뒤 가까운 이에게 머리 위쪽에 클럽의 그립 부분이나 얼라인먼트 스틱을 들고 있으라고 부탁하면 좋다. 머리를 드는 골퍼도 실제 자신이 머리를 드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머리를 들지 않고 샷을 하게 되면 당연히 공은 정확하게 맞고 뜨게 된다. 이렇게 피드백을 바로 받아보면 ‘왜 머리를 들지 않아야 하는지’ 바로 몸이 느끼게 된다.” 이처럼 머리는 들지 않으면서 마음속으로 멋지게 날아가는 샷을 상상하면 실제 결과도 좋아진다.
양 프로는 말을 이어갔다. 공이 뜨지 않게 되면 공을 퍼올려치려고 하는 나쁜 습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양 프로는 “공이 안 뜬다고 생각하는 주말골퍼들이 더 몸을 눕히면서 뒤에서 올려 치려고 하기 때문에 점점 더 공의 윗부분을 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공이 잘 안 뜬다고 생각하는 롱아이언이나 우드 샷에서 이런 실수가 자주 나온다”고 했다. 티에 공을 올려놓고 치는 샷, 특히 어퍼블로(상향타격)를 해야 하는 드라이버 샷을 제외하면 다운블로(하향타격)를 해야 공이 뜨게 된다. 특히 아이언은 클럽 페이스에 일정한 간격으로 파놓은 홈(그루브)이 있다. 이 그루브를 타고 공에 역회전이 걸리면서 떠오르게 된다. 머리를 들게 되면 이 그루브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공이 뜨지 않는 또 하나의 원인이 있다. 공을 세게 치려고 하체를 빨리 돌리면 몸이 공에서 멀어지며 클럽 헤드의 아랫부분에 공이 맞게 된다. 머리를 들 때처럼 공의 윗부분을 치기 때문에 공의 탄도가 나오지 않게 된다.
결국 머리 위치를 유지하면서 힘 빼고 가볍게 쳐야 공이 제대로 뜬다는 이야기이다. 양 프로는 “몸에 힘이 들어가면 공을 가볍게 쳐주지 못한다. 손목을 부드럽게 해서 망치질을 하듯 샷을 해보면 공이 가볍게 뜬다”고 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