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2500만달러)에서 정상에 오른 스코티 셰플러(27·미국)는 지난해 여름 좀처럼 극복하기 힘들어 보이는 상처를 입었다. 1800만달러의 우승 보너스가 걸린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 선두로 나섰다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6타 차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지난해 4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던 그에게는 ‘새드 엔딩’이었다.
하지만 장타 능력과 섬세한 쇼트게임 능력을 갖춘 셰플러는 실패를 겪은 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심리적 회복 탄력성’에서도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9번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을 통과했고 2번 우승을 포함해 6번이나 톱10에 올랐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275야드)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셰플러는 2타 차 선두로 출발해 두 차례 보기에도 불구, 8~12번 홀 5연속 버디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경기를 마쳤다. 셰플러는 2위 티럴 해턴(잉글랜드)을 5타 차로 넉넉하게 제치고 우승 상금 450만달러(약 60억원)를 거머쥐었다. 셰플러는 지난 2월 피닉스오픈 우승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가 1주일 만에 욘 람(스페인)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3주 만에 다시 1위 타이틀을 되찾았다.
셰플러는 “나도 큰 대회 마지막 날 떨리고 두렵지만 우승과는 관계없는 순위로 경기하는 것은 싫다”며 “긴장의 순간을 이겨내고 팬들의 박수 소리를 듣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임성재가 공동 6위(8언더파 280타)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며 상금 73만6607달러를 받았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2위였던 교포 선수 이민우(호주)는 이날 4타를 잃고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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