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은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연습하면 주말 골퍼도 프로 못지않은 수준에 이를 수 있는 영역이에요. 기본을 다지고 자신만의 퍼팅 빅데이터를 쌓는다면 점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죠.”
요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가장 잘나가는 퍼팅 인스트럭터로 꼽히는 스티븐 스위니(39·아일랜드)는 말투부터 자신감을 불어 넣는 스타일이다.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요즘 콜린 모리카와(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이경훈, 호아킨 니만(칠레), 미토 페레이라(칠레) 등 정상급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왔던 그가 국내에서 그의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규태 쇼트게임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이경훈에게 퍼팅 레슨을 하는 모습을 보니 주말 골퍼인 기자의 귀에도 쏙쏙 들어오는 내용이 많았다. 매서운 겨울 추위로 야외 활동이 쉽지 않을 때 오히려 세계 최고 수준의 퍼팅 인스트럭터가 전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퍼팅 실력을 다진다면 봄철 골프가 더 즐거워질 것이다.
퍼팅 인스트럭터인 스티븐 스위니(왼쪽)가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이경훈(오른쪽)에게 퍼팅 레슨을 하는 모습. 세계 정상급 선수도 퍼팅 거울과 얼라인먼트(정렬) 스틱을 놓고 올바른 어드레스와 정확한 퍼팅 스트로크 같은 기본을 철저히 다진다. 가운데는 스위니에게 연수를 받은 김규태 쇼트게임 스페셜리스트. /사진=민학수 기자
◇'세상 편안한’ 퍼팅 어드레스
이경훈은 두 차례 PGA투어에서 우승한 정상급 선수다. 그런 그도 결정적인 순간 퍼팅에 확신이 없을 때가 있다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스피드만큼 공이 구르도록 퍼팅 스트로크를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퍼팅 거울과 얼라인먼트(정렬) 스틱을 놓고 퍼팅하는 이경훈의 모습을 스위니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는 함께 보며 개선할 점을 함께 찾아냈다. 그는 “퍼팅 어드레스는 잭 니클라우스, 미셸 위 등 천차만별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하지만 기본 원칙은 지켜야 한다”며 “스위트 스폿에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져야 하고, 상향 타격이 이뤄지면서 원하는 거리까지 제대로 구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규태 코치는 “동전을 겹쳐 놓고 위에 있는 동전을 쳐내는 연습을 통해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지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퍼팅 스트로크는 ‘똑딱똑딱’ 시계추 운동을 하듯 인위적인 힘을 주지 않고 이뤄져야 한다. 좋은 퍼팅 어드레스는 그런 시계추 운동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몸의 자세를 만드는 것이다.
양발 바깥쪽이 어깨 넓이가 되도록 서고 클럽 헤드는 코와 명치, 배꼽 라인에 수직으로 내려온다. 그러면 공은 왼쪽 눈 아래에 놓이게 된다. 상체 기울기는 PGA 투어 선수들이 평균 70~80도가 되도록 선다고 한다. 겨드랑이 옷깃선이 무릎 앞과 발등에 수직으로 떨어지도록 상체와 하체의 기울기를 맞추면 편안한 자세가 나온다. 공 위치는 왼쪽 눈 아래 수직으로 공을 떨어트렸을 때 자리가 기준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퍼팅 스트로크가 가장 정확하게 나오는 어드레스 때 발끝과 공의 간격을 자로 재서 늘 일정하게 하는 게 좋다고 한다.
◇가상 시계 안에서 빅데이터 만들기
어떤 골퍼는 슬라이스 라인에 강하고, 어떤 골퍼는 훅 라인에 강하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실수하는 지 알고 퍼팅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어떤 연습 방법이 좋을까? 위쪽이 높고 아래쪽이 낮은 위치에 있는 홀을 중심으로 3m를 반지름으로 가상의 시계를 만들어 12가지 방향에서 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특징을 파악하는 훈련은 빅데이터를 쌓는 좋은 방법이다. 12시와 6시는 직선 내리막과 오르막 경사 라인이다. 처음엔 네 방향에서 시작해 점차 12가지 방향으로 늘려간다. 자신의 퍼팅 빅데이터를 알면 어프로치 샷을 할 때도 다음 퍼팅을 잘할 수 있는 곳을 공략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퍼터 고르기
자신의 퍼팅 템포와 스타일에 맞는 퍼터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천천히 직선에 가깝게 퍼팅하는 골퍼라면 뒷부분이 도톰한 맬릿 퍼터를 사용하는 게 좋다. 빠른 템포이면서 퍼터 헤드가 아크형으로 움직이는 골퍼라면 일자형 블레이드 퍼터가 좋다고 한다. 메트로놈 어플을 활용해 어떤 템포로 퍼팅을 할 때 편안한지 알아보면 좋다. 자신의 심박수에 가까운 템포가 좋다고 한다. PGA 투어 선수들 평균은 80BPM이고 LPGA 투어 평균은 76BPM이다.
스위니는 “장비를 활용하거나 동료와 함께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재미있게 훈련하는 게 좋다”며 “어드레스 때 편안한 느낌이 들면 퍼팅은 절반 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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