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스트로크는 크든 작든 아크를 그리며 움직인다. 어드레스→백스윙→임팩트→포워드 스윙까지 아주 완만한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퍼터 페이스가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미세한 수치까지 읽어내는 퍼터 피팅 분석장비를 사용하면 퍼터 페이스가 그리는 아크의 값이 뜻밖에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마다 퍼터 페이스가 그리는 아크의 형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퍼터를 선택하는 게 연습 못지않게 중요하다.
퍼터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골프용품 업체 칼스배드(대표 박상훈)에서 체험한 퍼터 피팅 분석 장비 샘 퍼트(Sam Putt LAB7)는 기자에게 퍼터 헤드의 뒷부분이 도톰한 말렛형을 추천했다. 스트로크 분석 결과 퍼터 헤드가 움직이는 길이 완만하고 직선에 가깝기 때문에 직진 성향이 강한 말렛 퍼터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퍼터 헤드의 로프트가 2~3도인데 6.3도로 높이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퍼터가 공을 맞히는 임팩트 순간 평균 -0.7도의 다운블로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쇼트게임 스페셜리스트인 김규태 코치는 “연습을 통해 퍼팅 전체의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사람마다 데이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특성을 감안한 퍼터를 선택하는 게 실수를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클럽 용품회사 핑골프는 여러 해 동안 수많은 골퍼와 퍼팅 로봇 테스트를 통해 구축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AI(인공지능) 피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피팅은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골퍼의 퍼팅 핸디캡을 산출해 스트로크 타입, 임팩트 앵글, 템포를 분석하여 퍼팅 능력이 어떤 수준인지 파악한다. 그리고 유명 프로의 퍼팅 스타일과 비교한다. 그 후 골퍼가 스트레이트 스트로크인지, 일반적인 아크를 가진 스트로크 유형인지, 아크가 큰 스트로크 유형인지를 파악해 퍼터 밸런스 디자인, 길이, 로프트각, 라이각을 분석하여 이상적인 퍼터를 추천한다.<그래픽 참조>
3가지 스트로크 유형과 추천 퍼터는 다음과 같다. ①스트레이트 스트로크(페이스 앵글이 0~3.5도 닫히면서 스트로크)를 하는 골퍼에게는 페이스 밸런스 퍼터 디자인을 추천한다. ②세미 아크 스트로크(페이스 앵글이 3.5~7.5도 닫히면서 스트로크)를 하는 골퍼에게는 미드행 밸런스 퍼터 디자인을 추천한다. ③아크 스트로크(페이스 앵글이 7.5도 이상 닫히면서 스트로크)를 하는 골퍼에게는 토(toe)다운 밸런스 디자인을 추천한다.
페이스 밸런스는 토와 힐의 무게 배분이 일정해 임팩트 순간 뒤틀림이 적다. 미드행 밸런스는 토 쪽 무게가 약간 무거워서 임팩트 때 약간 빨리 헤드가 닫히도록 돕는다. 아크가 커질수록 토 쪽이 무거운 토다운 밸런스 디자인이 유리하다.
핑골프 차효미 차장은 “퍼터를 당겨치는 편이면 아크가 큰 타입이고, 퍼터가 잘 열리는 골퍼는 아크가 적은 타입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퍼팅 거리가 짧은 실수를 하거나 느린 스트로크를 가진 골퍼는 무거운 헤드를, 반대로 거리가 너무 길거나 빠른 스트로크를 가진 골퍼는 가벼운 헤드로 고르면 퍼팅 성공률이 높아진다.
그래픽에 훅 구질과 슬라이스 구질이 나온다. 잘못된 용어이다. 훅은 오른쪽으로 휘는 궤적이고 슬라이스는 왼쪽으로 휘는 궤적을 말한다. 퍼팅한 공은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휘지 않는다. 퍼팅할 때 탑스핀과 백스핀은 들어갈 수 있지만 사이드 스핀은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퍼팅한 공은 퍼터의 타구로 휘지 않는다. 퍼팅한 공이 휘는 경우는 항상 그린의 기울기 (라이가 아니라 브레이크) 때문이다. 퍼팅한 공이 (휘지 않고) 왼쪽으로 가면 풀 구질이라고 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푸시 구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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