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의 올댓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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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의 2번 아이언 샷./아쿠쉬네트 코리아

임성재의 60도 웨지 벙커샷./아쿠쉬네트 코리아

거침없는 경기로 한국 남자 골프의 르네상스를 이끄는 ‘리틀 타이거’ 김주형(20)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최근 프로 골퍼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 2번 아이언이다.


롱 아이언은 아이언과 우드의 특징을 섞어 치기 쉽게 만든 하이브리드 클럽이 등장하면서 주말 골퍼와 시니어 투어 선수들에게 외면당했다. 롱 아이언은 헤드 스피드가 빨라야 하고 정확하게 공을 맞히지 못하면 실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헤드 모양이 고구마처럼 생겼다고 ‘고구마’란 애칭으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클럽은 양용은이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에게 역전승을 거둘 때 멋지게 사용하면서 PGA 투어에 열풍을 몰고 왔다.


세계 정상급 프로 선수들의 백에서도 퇴출 신세를 면하지 못하던 2번과 3번 롱 아이언에 새로운 빛을 던진 골퍼가 바로 스무 살 김주형이다. 지난달 프레지던츠컵 포볼 경기에서 나온 김주형의 2번 아이언 샷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올해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는다. 대회 사흘째 포볼 경기에서 김주형은 김시우(27)와 짝을 이뤄 패트릭 캔틀레이와 잰더 쇼플리를 상대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KO 펀치를 날렸다. 약 240야드를 남기고 2번 아이언 샷으로 친 공이 홀 3m에 붙었다. 김주형은 “아이언 샷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2번 아이언으로 어드레스를 했을 때 하이브리드 클럽보다 더 심리적인 안정감이 들어 자신 있게 칠 수 있다”고 했다. 김주형은 2번 아이언으로 240야드, 3번 아이언으로 230야드를 보낸다. 김주형은 2번 아이언은 일반 아이언보다 헤드가 조금 더 도톰한 걸 사용한다. 3번 아이언까지 스틸 샤프트를 사용하지만 2번 아이언은 좀 더 부드러운 카본 소재의 샤프트를 사용해 헤드 스피드를 높인다.

올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 PGA투어 플레이오프에 4년 연속 나서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 2위에 올랐던 임성재(24)는 ‘웨지의 마법사’다. 그는 그린 주변 벙커샷도 대부분 60도 웨지를 사용하는데, 보통 3주에 한 번씩 같은 모델의 새 웨지로 바꾼다. 10년 넘은 클럽도 멀쩡하게 사용하는 주말 골퍼 입장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아무리 PGA투어 선수라도 손에 익을 새도 없이 클럽을 바꾸는 것은 무리 아닌가?


임성재는 “PGA투어에 온 뒤로 작은 차이가 엄청나게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걸 눈으로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특히 메이저 대회의 단단하고 빠른 그린에 공을 세울 수 있으려면 웨지의 그루브가 살아있어야 한다”고 했다. 임성재는 보통 친숙한 클럽 모델을 오래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19도 하이브리드 클럽은 2018년 모델로 두 차례 우승과 마스터스 준우승을 함께했다. 드라이버도 도쿄올림픽 이전부터 사용하던 모델을 쓴다. 임성재는 “예전 모델을 사용할 때 가끔 오른쪽 실수가 나오는 게 걱정이었는데 2년 전 신모델(타이틀리스트 TSi)로 바꾸고는 문제가 해결돼 쭉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김주형은 새 모델이 나오면 바로 사용해보는 얼리 어댑터다. 지난 8월 윈덤챔피언십에서 사용한 드라이버(타이틀리스트 TSR)는 시장에 나오기 전에 들고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시절 여기저기서 모은 클럽으로 골프를 했던 김주형은 2019년 겨울 처음 자신의 몸에 클럽을 맞추는 전문적인 피팅을 받았다. 어려서 어머니 클럽을 들고도 경기에 나섰던 경험 때문인지 새로운 클럽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는 평이다. 샷은 좋은데 퍼팅이 고민이던 김주형은 올해 전격적으로 뒤가 뭉툭한 말렛 퍼터에서 일자형 블레이드 퍼터로 바꾸었다. 김주형은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블레이드 퍼터만 사용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결과가 아주 좋았다”고 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블레이드 퍼터를 사용하던 임성재는 미국 2부 투어 진출부터 말렛 퍼터로 바꾸면서 엄청난 성공 시대를 열었다.


뭘 들고 나가도 PGA투어에서 뛸 수 있고 우승만 한다면 누가 말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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