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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내달 2일 개막 SKT 오픈… 작년 우승자가 불참하자 부과나서

金측 “아시안투어와 일정 겹쳐” 일부선 “규정대로 엄벌 능사아냐”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2021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김주형이 우승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KPGA

스무 살 김주형은 지난 2년간 코로나 사태로 위축됐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의 활력소였다. 그가 좋은 성적을 올릴 때마다 ‘10대 돌풍’ ‘최연소 기록’ 등의 화제가 쏟아졌다. KPGA는 이런 김주형을 ‘복덩어리’라고 했다. 그런 그가 요즘은 ‘골칫덩이’가 됐다.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SK텔레콤 오픈에 디펜딩 챔피언인 그가 불참하겠다고 알려오면서다.


김주형은 같은 기간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런던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디펜딩 챔피언이 대회 후원사 허락을 얻지 못한 채 대회에 불참할 경우 1억원의 벌금과 상벌위원회에 회부되는 KPGA 규정이 있다.


김주형이 참가하는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자금으로 운용되는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3억달러를 투자해 주최하는 아시안 투어 10개 대회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이번 대회는 아시안 투어 대회로는 파격적으로 런던에서 열리고, 세계 랭킹 포인트도 높다. 당연히 상금왕 김주형도 꼭 참가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중국과 호주, 필리핀, 태국을 돌며 골프를 익힌 ‘골프 노마드(유목민)’ 김주형에게 아시안 투어는 또 하나의 고향이다. 그곳에서 잔뼈가 굵었고 우승도 그곳에서 먼저 했다. 현재 세계 랭킹 72위인 김주형이 60위 이내로 순위를 끌어 올리면 미 PGA투어 대회 참가 기회가 확 넓어진다.


/KPGA

이런 사정을 호소하고 싶었던 부모는 이달 내내 사방을 돌아다니며 사정을 얘기했다. 하지만 KPGA선 “먼저 후원사의 허락을 받아오라”고 하고, SK텔레콤에 연락하면 “KPGA에 가서 알아보라”는 식으로 타박만 들었다. 그쪽이 허용하면 우리도 생각해보겠다며 책임을 미룬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도 아닌데 아들 뒷바라지 위해 떠나야 하는 부모는 어렵게 마련한 1억원을 KPGA로 일단 보내 놓았다. 혹시 더 큰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한다.


올해 SK텔레콤 오픈에는 다음 시즌 미 PGA 투어 시드를 확보한 김성현이 참가한다. 2020년 K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그는 지난해 타이틀을 방어하는 대신 미 PGA 2부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해 결국 꿈을 이뤘다. KPGA와 후원사들이 통 크게 보내준 덕분이다. SK텔레콤 오픈도 이전에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최진호와 김비오에게는 유러피언투어 대회에 나갈 기회를 열어줬다. 2017년에는 코오롱 한국오픈 3연패에 도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경훈(31)이 미 PGA 2부투어 일정 때문에 불참했지만 대한골프협회와 후원사 모두 문제 삼지 않았다.


여자 골프 왕국인 한국에서 남자 대회를 여는 후원사들은 ‘키다리 아저씨’ 같은 고마운 존재다. 미 PGA 투어를 호령한 최경주나 아시아 첫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이 그 덕분에 나왔다. ‘세계 무대를 도전하는 선수들의 편의를 다 봐주고, 국내 대회는 언제까지 뒷전으로 있으란 말이냐’는 국내 골프계의 고충도 이해할 수 있다.


비슷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 일본의 사례를 알아보니 선수가 예의를 다해서 사전에 충분히 설명을 하면 얼굴 붉히는 일까지 간 적이 없다고 한다.


납득 못 할 이유를 대는 것도 아니고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스무 살 유망주부터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며 으름장 놓는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면 아예 어느 시점부터는 절대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선언을 하고 시작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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