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같은 연습장에서 아무리 실력을 갈고닦아도 막상 골프장에서 샷을 하면 모든 게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연습장 같은 평평한 라이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기 어렵다. 평평한 라이를 기준으로 익힌 기본 세트업(setup·자세)을 경사면에서도 그대로 적용해서 친다면 실수로 이어질 뿐이다.
송영한(31·신한금융그룹) 프로는 “드라이버샷이나 파3홀의 티샷은 티를 꽂아놓고 치기 때문에 기본 세트업대로 하면 되지만 아이언샷은 대개 비탈진 곳에서 치게 된다”며 “경사면에서도 공을 정확하게 맞히고 거리를 맞출 수 있다면 수준급 아마추어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경사면은 크게 공이 스탠스(발의 위치)보다 높은 곳에 있는 경우, 공이 스탠스보다 낮은 곳에 있는 경우, 왼발이 낮은 내리막, 왼발이 높은 오르막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몸을 경사면의 기울기에 맞춰 준다는 생각으로 세트업을 하면 뜻밖에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우선 공이 스탠스보다 높은 곳에 있는 상황부터 알아보자. 이런 곳에서 샷을 하면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공이 휘어지는 훅 구질이 나오게 된다.
송 프로는 “공이 스탠스보다 높은 라이에서는 몸이 서게 된다. 그러면 스윙 플레인이 완만하게 인-아웃이 되기 때문에 훅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스탠스가 나쁜 라이에서 평지처럼 풀 스윙을 하게 되면 심한 훅이 발생한다. 그립을 짧게 쥐고 70%의 크기로 스윙을 해야 한다. 체중 이동을 하지 않고 천천히 가볍게 팔을 이용한 스윙을 한다. 그런 만큼 한 클럽 길게 선택한다. 공은 스탠스 중앙에 놓고 왼발은 45도 이상 열어서 공을 치고 나서도 중심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다.
공이 스탠스보다 낮게 있는 경우가 조금 더 어렵다. 송 프로는 “체중이 아래로 쏟아져 스탠스를 잡기 불편한 데다 공이 몸에서 멀어 보이기 때문에 불안감도 커지게 된다”고 했다. 공과 몸의 거리를 맞추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넓게 서고 무릎을 굽혀 줘야 한다. 지나치게 무릎을 굽히는 것보다 그립을 평소보다 조금 더 길게 잡는 편이 밸런스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하체는 고정하고 팔로 70% 크기의 스윙을 한다. 임팩트 후에도 오른발은 지면에 붙어 있도록 한다. 공이 스탠스보다 낮은 상황에서는 하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스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왼발이 높은 오르막에서 높은 탄도의 하이 볼이 발생한다. 임팩트 시 클럽페이스 로프트 각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클럽 길게 잡는 게 좋다. 주말골퍼 중에는 어깨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지나치게 탄도가 높아져 제 거리를 낼 수 없다.
왼발이 낮은 내리막에서는 공을 스탠스 중앙에 놓으면 뒤땅이 나기 쉽다. 공의 위치를 오른쪽에 놓아야 한다. 임팩트 때 클럽이 세워져 맞기 때문에 한 클럽 짧게 잡는다. 체중이 오른쪽에 쏠려 있어도 공을 정확히 맞히기 어렵다.
공이 스탠스보다 낮은 경우와 왼발이 낮은 내리막은 공이 슬라이스가 나기 쉽고, 공이 스탠스보다 높은 경우와 왼발이 높은 오르막은 훅이 나기 쉽다. 그에 맞춰 에이밍도 왼쪽, 오른쪽으로 조정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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