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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카와, PGA 히어로 대회서 4라운드 단독 1위로 출발했지만

더블보기 2개로 무너져 공동 5위… 호블란이 2연속 이글로 역전우승


콜린 모리카와가 5타 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히어로 월드 챌린지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패한 뒤 고개를 숙인 채 떠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지난 토요일까지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 콜린 모리카와(24·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바하마 올버니 골프클럽)에서 3라운드까지 18언더파로 5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모리카와는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겸손하게 다짐했다. 우즈 이후 가장 뛰어난 아이언 샷 능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 모리카와의 우승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는 우즈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척척 해낸 신기(神技)의 골퍼다. 모리카와는 올해 여름 디오픈에 처음 출전해 우승했는데, 지난해 처음 출전한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까지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데뷔 우승’을 한 건 골프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달에는 유러피언투어 시즌 최종전인 DP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유러피언 투어 포인트 랭킹 제도인 ‘레이스 투 두바이(미 PGA투어의 페덱스컵과 비슷한 시스템)’에서 미국 선수로는 처음 1위에 올랐다.


어쩌면 이렇게 안 풀릴 수 있을까. 콜린 모리카와가 6일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올버니 골프코스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히어로 월드 챌린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오른손에 든 골프채를 땅에 짚고 비스듬히 기댄 채 생각에 잠긴 듯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모리카와는 3라운드까지 5타 차 선두를 달렸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무너지면서 결국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현재 세계 랭킹 2위인 그가 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 ‘골프 황제’ 우즈가 주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대회 직전 여자 친구와 약혼을 발표한 모리카와로서는 최고의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할 기회였다.


모리카와의 대관식은 열리지 못했다. 그대신 골프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또 한번 입증됐다.


6일 최종 라운드에서 모리카와는 더블보기 2개, 보기 2개로 흔들리고 버디는 2개밖에 잡지 못해 4타를 잃고 공동 5위(14언더파 274타)로 추락했다. 10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했던 모리카와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와 부담이 만들어낸 ‘초크(choke·목 졸림, 질식)’ 현상처럼 보였다. 초크 현상은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선수가 목이 졸리는 것 같은 부담을 느끼며 수행 능력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전문가도 초보자 수준이 될 수 있다.


빅토르 호블란(오른쪽)이 6일 히어로 월드 챌린지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거둔 뒤 타이거 우즈에게 호랑이 모양의 트로피를 전달받으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AFP 연합뉴스

 모리카와는 첫 3개 홀에서 3m 이내 버디 기회를 세 차례나 연속으로 놓쳤다. 그리고 4번 홀(파4·498야드)에서 222야드를 남겨 놓고 친 아이언 샷을 왼쪽으로 당겨 쳐 덤불 속으로 날려 보냈다. 이 공이 로스트 볼 처리가 되면서 더블보기가 됐다. 6번 홀(파5)에선 페어웨이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또 한번 왼쪽으로 말리면서 또 더블보기를 범했다. 이번엔 공에 묻은 진흙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불과 6홀 만에 모리카와의 5타 차 리드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전반 9홀에서 41타를 친 그는 후반 들어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더는 힘을 내지 못했다. 2019년 프로 데뷔 이후 벌써 메이저 2승을 포함해 5승을 거둔 모리카와는 침통한 표정으로 코스를 떠났다.


우승은 이번 대회 기간 모리카와와 같은 집을 빌려 쓴 빅토르 호블란(24·노르웨이)이 차지했다. 6타 차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호블란은 두 홀 연속 이글을 터뜨리며 6타를 줄여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14번 홀(파4) 벙커 샷 이글에 이어 15번 홀(파5)에선 이글 퍼팅에 성공했다. 호블란은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상금 100만달러를 받았다. 우즈에게 트로피를 받은 호블란은 “나도 내가 우승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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